1780억 상당 광고·물류 나눠줘
“회사 설립 9년 만에 거둔 최고의 실적이에요.”
광고·프로모션 대행업체 무한상상의 염동근 대표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지난달 중소 대행사 3곳이 참여한 경쟁입찰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2014년형 쏘나타의 고객 소통 프로모션(가칭) 대행사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10일부터 두 달 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쏘나타 고객들에게 감성적으로 소구하는 마케팅을 벌이게 된다. 두 달짜리 프로모션 수행 대가로 이 회사가 받게 되는 돈은 2억원. 2004년 설립해 직원 10명을 두고 있는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20억원)의 10%에 달하는 큰 액수다. “이 정도 규모의 프로모션은 그동안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들이 차지해왔어요. 우리처럼 작은 업체들은 대기업의 경쟁입찰에 직접 참여할 기회도 없었는 걸요. 현대차의 경쟁입찰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쁜데, 안정적 수익원까지 얻게 됐으니 장차 직원도 더 뽑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염동근 대표가 웃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내부거래를 해소하기 위해 광고와 물류 분야의 일감을 나누겠다고 선언한 지 두 달 만에 연간 목표 금액(6000억원)의 30% 가량을 무한상상 같은 중소업체 등에 내줬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달부터 물류와 광고 분야에서 외부 직접 발주와 경쟁입찰을 시행해 모두 1780억원 상당의 일감을 외부 업체에 나눠줬다. 이 금액은 5월 집행분(430억원, 이중 물류 360억원)과 미리 확정한 6월 집행 계획분(1350억원, 이중 물류 1250억원)을 합친 것으로, 두 달 전환대상 물량 전부가 외부업체에 돌아갔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대위아의 제품 운송과 현대제철의 하역물류, 현대모비스의 부품운송, 현대·기아차의 운송장비 운용 및 공장 내 운송 등 물류 분야의 일감 1610억원을 외부에 발주했다. 광고 분야의 경우, 쏘나타와 뉴투싼 ix의 프로모션 등 이벤트와 쏘나타 하이브리드·스포티지R의 방송 광고, 기아차 브랜드 광고를 외부에 맡겨 170억원 규모의 일감을 나눴다.
특히 이번달 전환 대상 물량 중 물류에선 94%(340억원)가, 광고에선 100%(70억원)가 독립 중소·중견기업으로 넘어갔다. 5~6월 동안 현대차그룹이 외부에 직접 일감을 발주한 비율과 경쟁입찰에 부친 비율은 각각 86.5%, 13.5%다. 현대차그룹은 6월 이후에도 외부 직발주 및 경쟁입찰 전환 물량의 대부분을 독립 중소·중견기업에게 발주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간 거래 축소를 통해 우리 사회의 창조적 성장 잠재력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계속 살리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중소·중견기업에 주어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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