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수출경쟁 심화 우려”
한국·중국·일본의 전체 철강 생산량이 올해 9억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의 철강 공급 과잉 추세가 더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1일 ‘주간브리프’를 통해 “철강재 초과 공급으로 한·중·일간 수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올해 철강 생산량은 7억3000만t, 일본은 1억t을 유지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최근 중국 철강업계를 탐방하고 온 우리투자증권 변종만 연구원도 “중국의 철강산업이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인수합병으로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경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한·중·일의 철강 생산량이 수요량보다 7400만t이나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철강 생산 규모도 올해부터 크게 늘어난다. 포스코는 다음달 9일 광양 1고로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광양 1고로는 쇳물을 종전보다 연간 237만t 늘어난 565만t까지 생산할 수 있게 용량를 키웠다. 565만t 규모의 고로는 ‘세계 최대’ 급이다. 여기에 포스코는 올해말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고로도 완성한다.
현대제철도 올 9월 연산 400만t 규모의 당진제철소 3고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완공되면 현대제철은 모두 2400만t의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두 제철소만 합쳐도 한국이 생산할 수 있는 쇳물 규모가 올해 800만t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한·중·일 철강공급 과잉은 철강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중국과 일본이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철강을 수출시장에 내보내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철강사들의 영업이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노경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 산업이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광산 확보를 통한 원가 절감과 엔지니어링 등 수요 산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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