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학교의 살아 있는 역사인 홍순명 전 교장은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라고 아이들을 일깨운다. 풀무학교에서는 학업의 절반이 농사짓기이다.
[창간기획] 협동과 공유의 시대(하)
인터뷰ㅣ홍순명 전 풀무학교 교장
인터뷰ㅣ홍순명 전 풀무학교 교장
42년동안 ‘더불어 사는 평민’ 교육
“졸업생 지역에 남아 협동조합 적용
풀무신협 대표적…금융사고 없어” 홍성군 홍동면 풀무고등기술학교(풀무학교)의 교훈은 ‘더불어 사는 평민’이다. 이웃과 나누고 협동하는 보통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이다. 이곳 학생들이 가장 흔히 쓰는 말은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이다. 풀무학교의 학생들은 공부와 농사일을 반반씩 한다. 홍순명(76) 전 교장은 1958년에 평양 오산학교 부흥의 꿈을 품고 세워진 풀무학교의 살아 있는 역사이다. 홍 전 교장은 1960년부터 무려 42년 동안 교사와 교장으로 일하다가 2002년에 정년퇴임했다. 지금도 2년제인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종교학 등을 가르치면서, 홍동면을 지키고 있다. 풀무의 전공부는 생태농업과 1개과만 있고 한 학년 정원이 10명인 초미니 전문대학이다. ‘마을이 학교이고 마을 속에 학교가 있다’고 가르쳐온 홍 전 교장은 7일 오전 홍동면의 중심인 갓골의 밝맑도서관에서 학생 7명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풀무학교는 처음부터 협동조합을 가르쳤나? “협동조합 방식은 자연스런 우리 삶의 양태이다. 옛날에는 시 쓰는 사람들도 계를 했다. 교육이라는 것도 협동의 공동체를 위해 존재하는 도구 구실을 해야 한다. 풀무학교를 세운 이듬해인 1959년에 구판장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농사지어라, 분투하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설립자(밝맑 이찬갑 선생)가 협동조합의 길을 제시했다. 공부만이 아니라 직접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체험하게 했다.” -풀무학교가 홍동면 여러 협동조합의 뿌리라고 들었다. “풀무학교 아이들과 교사들이 시작한 협동조합이 대여섯개 된다. 졸업생들이 지역에 많이 남으면서 협동조합을 이어나갔다. 농촌의 문제를 협동조합으로 풀려고 했다. 1975년에 유기농과 결합하고 마을만들기로 연결됐다. 1969년부터 시작한 풀무신협이 대표적인데, 조합원이 2800명이나 된다. 면 단위로는 보기 드문 규모이고 지금까지 금융사고도 없었다. 농협을 보완해 농민자금을 공급하는 지역경제의 기둥이다. 제대로 민주적 운영을 해왔다는 점도 자랑스럽다.” -풀무학교가 먼길을 걸어왔다. “진정한 교육이란 그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또 지역을 지키는 길은 초중고교부터 도서관(평생교육)까지 일관된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데서 시작한다. 지금까지 홍동에서 그런 체계를 만들었다. 소농들의 지역농업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았다. 학교와 지역주민이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하고 연대하는 과제가 남았다.” -협동조합 설립 열풍이 불고 있다. “과열이라고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웃의 몇 사람이 모여서 공동의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이다. 바람은 차차 잦아들 것이다. 창의력과 협력의 지평이 열렸다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다. 자기 방식의 협동조합만이 옳다는 흑백논리는 안 된다.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지역 안에서 공존하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이다. 서로 영향받고 자극받아야 한다.” “도시 인구의 10%만 분산되면 농촌문제가 해결됩니다. 농촌에는 농민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필요해요. 중요한 것은 도시와 농촌의 순환입니다.” 홍 전 교장은 “농촌의 가치를 연구하고 서로 협력하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성/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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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지역에 남아 협동조합 적용
풀무신협 대표적…금융사고 없어” 홍성군 홍동면 풀무고등기술학교(풀무학교)의 교훈은 ‘더불어 사는 평민’이다. 이웃과 나누고 협동하는 보통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이다. 이곳 학생들이 가장 흔히 쓰는 말은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이다. 풀무학교의 학생들은 공부와 농사일을 반반씩 한다. 홍순명(76) 전 교장은 1958년에 평양 오산학교 부흥의 꿈을 품고 세워진 풀무학교의 살아 있는 역사이다. 홍 전 교장은 1960년부터 무려 42년 동안 교사와 교장으로 일하다가 2002년에 정년퇴임했다. 지금도 2년제인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종교학 등을 가르치면서, 홍동면을 지키고 있다. 풀무의 전공부는 생태농업과 1개과만 있고 한 학년 정원이 10명인 초미니 전문대학이다. ‘마을이 학교이고 마을 속에 학교가 있다’고 가르쳐온 홍 전 교장은 7일 오전 홍동면의 중심인 갓골의 밝맑도서관에서 학생 7명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풀무학교는 처음부터 협동조합을 가르쳤나? “협동조합 방식은 자연스런 우리 삶의 양태이다. 옛날에는 시 쓰는 사람들도 계를 했다. 교육이라는 것도 협동의 공동체를 위해 존재하는 도구 구실을 해야 한다. 풀무학교를 세운 이듬해인 1959년에 구판장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농사지어라, 분투하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설립자(밝맑 이찬갑 선생)가 협동조합의 길을 제시했다. 공부만이 아니라 직접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체험하게 했다.” -풀무학교가 홍동면 여러 협동조합의 뿌리라고 들었다. “풀무학교 아이들과 교사들이 시작한 협동조합이 대여섯개 된다. 졸업생들이 지역에 많이 남으면서 협동조합을 이어나갔다. 농촌의 문제를 협동조합으로 풀려고 했다. 1975년에 유기농과 결합하고 마을만들기로 연결됐다. 1969년부터 시작한 풀무신협이 대표적인데, 조합원이 2800명이나 된다. 면 단위로는 보기 드문 규모이고 지금까지 금융사고도 없었다. 농협을 보완해 농민자금을 공급하는 지역경제의 기둥이다. 제대로 민주적 운영을 해왔다는 점도 자랑스럽다.” -풀무학교가 먼길을 걸어왔다. “진정한 교육이란 그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또 지역을 지키는 길은 초중고교부터 도서관(평생교육)까지 일관된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데서 시작한다. 지금까지 홍동에서 그런 체계를 만들었다. 소농들의 지역농업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았다. 학교와 지역주민이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하고 연대하는 과제가 남았다.” -협동조합 설립 열풍이 불고 있다. “과열이라고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웃의 몇 사람이 모여서 공동의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이다. 바람은 차차 잦아들 것이다. 창의력과 협력의 지평이 열렸다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다. 자기 방식의 협동조합만이 옳다는 흑백논리는 안 된다.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지역 안에서 공존하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이다. 서로 영향받고 자극받아야 한다.” “도시 인구의 10%만 분산되면 농촌문제가 해결됩니다. 농촌에는 농민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필요해요. 중요한 것은 도시와 농촌의 순환입니다.” 홍 전 교장은 “농촌의 가치를 연구하고 서로 협력하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성/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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