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주식 평가액 1억원 이상인 ‘어린이 주식 부자’가 11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4월30일 종가 기준)을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만 12살 이하(2000년 4월30일 이후 출생자)가 11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 조사에선 102명이었다. 올해 10억원 이상은 31명, 100억원 이상은 2명이었다.
평가액 순위를 보면, 허창수 지에스(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지에스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살)이 429억9천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허 부사장의 차남(9살)은 174억6천만원으로 2위였다. 허 부사장의 장남은 세살 때인 2004년 ㈜지에스 주식 25만9천여주를 처음 증여받았고, 현재 76만341주로 주식 수가 늘었다. 이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친인척 7명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했는데, 이들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등의 주식을 증여받아 각각 80억원대 주식을 보유했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위인 구본천 엘비(L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장남(12살)과 차남(10살)의 보유 주식은 각각 60억5천만원, 55억5천만원의 평가액을 기록했다. 또 박상돈 예신그룹 회장의 딸(10살·52억7천만원),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동갑내기 두 아들(9살·각각 42억5천만원),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장남(11살·21억9천만원)과 차남(9살·36억2천만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아들(7살)과 딸(10살)도 각각 8억1천만원, 8억원어치를 보유했다. 올해 만 한살인 구본천 엘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조카와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이사의 손녀도 각각 1억6천만원과 1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가 대주주들은 어린 자녀와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을 사고팔아 시세차익을 얻은 뒤 보유 주식 수를 단계적으로 늘린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 3명은 2008년 ㈜효성 주식을 8천만~9천만원어치씩 매입한 뒤 2010년 10월 주가가 네배 이상 오르자 처분해 각각 3억원대의 차익을 거뒀다. 이어 지난해 5월 같은 주식 5억원어치씩을 다시 사들여 보유 주식 수를 세배 가까이 늘렸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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