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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산점제’ 논란으로 정국이 후끈합니다.

엄마 가산점제가 뭐냐고요?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재취업할 때 일정 정도 가산점을 주자는 제도랍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2분기 결혼과 임신·출산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190만명(전체 20%)에 이른다고 해요. 아이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경력을 단절하는 여성들에게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게 엄마 가산점제 도입 취지인 거죠.

제도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여성이자 엄마인 신 의원은 지난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안’을 발의했거든요. 이 법안은 출산 및 육아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공공기관이나 학교, 직원수 20명 이상의 공기업·민간기업의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경우, 과목별 득점의 2% 범위에서 가산점을 주자는 내용을 담았어요. 합격 비율이 20%를 넘지 않도록 하고, 가산점 혜택 횟수와 기간에 제한을 두는 한편, 호봉 또는 임금 산정에서 임신·출산·육아 기간을 근무경력에서 제외해 이중 보상을 방지하도록 했고요.

한데, 당장 이 법안의 심의를 맡게 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검토보고서)가 나와요. “경력단절 여성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임신·출산·육아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뒀다는 사실 확인에 한계가 있으며, 경제활동을 하지 않다가 취업하거나 경제활동을 증명하기 어려운 열악한 직종에서 근무했던 여성은 제외돼 차별 소지가 있다”는 거죠.

재계는 물론 여성계까지 반대 뜻을 나타내고 있어요. “남성이나 미혼·미출산 여성 등과의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재계에선 “기업 특성에 따른 다양하고 선진화된 채용 흐름에 역행해 고용 시장에 혼란만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직장맘의 경력 단절을 예방할 수 있는 휴직·보육서비스·유연근무제 등 대체수단을 활성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해요. 여성계는 “가산점이라는 특혜적 접근이 아니라 (엄마 노동자라는 이유로) 해고와 차별을 금지하는 현행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이 제대로 지켜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요.

여기에,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군복무 가산점제’ 부활 추진에 나선 것과 맞물리면서 엄마 가산점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어요. 1999년 위헌 판결로 폐지됐던 군복무 가산점제는 대상(군 제대자)만 다를 뿐, 엄마 가산제와 동일한 혜택을 내용으로 하고 있거든요. 사실 이 두 법안에는 취직하긴 힘들고, 저출산 현상과 여성인력 활용이 저조한 우리 사회 현실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어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 시대의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도록 여야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충분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네요.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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