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들 반응
“거래처서 피해배상 요구받아”
일부선 “정부 상대 소송 불사”
“거래처서 피해배상 요구받아”
일부선 “정부 상대 소송 불사”
북이 결국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면서,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인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꼬여가는 형국에 깊은 시름에 빠졌다. 또 남북 정부에 소모적인 기싸움을 거두고 ‘화해와 협력’이라는 개성공단의 취지를 되새겨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6일 중앙대학교 민족통일연구소 등과 함께 서울 흑석동 중앙대 아르앤디(R&D)센터에서 ‘제4회 개성공단포럼’을 열고 관계기관 등과 개성공단 조업 중단에 대한 대책과 지원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호산에이스’의 조동수 대표는 “남북 신뢰 프로세스를 이야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경제협력 아니냐. 제일 먼저 들어간 개성공단이 이런 상황인데 무슨 신뢰가 쌓이겠느냐. 소중한 자산인 개성공단이 소모성 싸움으로 이 지경이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다른 입주기업인 ‘대화연료펌프’의 유동옥 대표는 “입주 결정이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함께 정치, 무력이 아닌 한반도 공동 번영에 기여한다는 생각이었다. 남북 두 당국이 이런 의지를 꺾지 않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어진 상황으로 공단과 입주 기업은 이미 큰 상처를 입었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입주 기업 ‘녹색섬유’의 박용만 대표는 “오늘 아침에 20여년 거래한 거래처로부터 공단 조업중단에 따른 피해에 대해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재개되더라도 잃어버린 신뢰 회복이 가능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25일 정부가 하루의 말미를 주고 북한이 개성공단 협의에 나서지 않는다면 ‘중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일부 기업들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은 동시에 운전 자금 확보 등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주문했다.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과잉 반응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조동수 대표는 “북에 체류하는 인원이 인질이라는 식의 반응이 와전돼서 적대감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진어패럴’의 정회성 부장은 “개성공단에 대한 언론의 과잉 반응과 유추 기사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날로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막은 지 24일째에 접어들었다. 개성공단에는 아직 남측 인원 170여명이 남아 공단을 지키고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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