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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충성도·성과보단 이젠 임원의 품격!

등록 2013-04-24 20:10수정 2013-04-25 14:54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비행기 난동사건으로 돌아본 임원문화

“툭하면 반말하고 부하 닦달”
누리꾼들 분노 인터넷 달궈
리더십교육 때 인성 살피지만
‘안하는 것보다 낫다’ 형식 그쳐
애착 감소·성과 하락 등 부메랑
“임원 품성에 좀더 관심을” 지적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회의하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와서 나가라고 하지를 않나, 어떨 때는 회의하다가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직원에게 반말 찍찍 하는 건 예사죠.” (직장인 ㄱ씨)

“팀원들한테 회식 때 뭐 먹을지 투표하라고 해요. 그런데 결과는 본인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요. 합리적인 척 하려는 건데, 그러면 오히려 팀원들 입이 나오죠.” (직장인 ㄴ씨)

“금요일 오후에 회의 취소하고 거래처 경조사가 있다면서 먼저 나가요. 그러면서 팀장들한테 ‘내일 자료 봅시다’라고 해요. 그러면 금요일 저녁에 누가 퇴근할 수 있나요.” (직장인 ㄷ씨)

최근 벌어진 한 대기업 임원의 비행기 난동 사건은 인터넷을 달군 ‘뜨거운’ 화제였다. 개인 신상이 공개되는 부작용도 노출됐지만, 누리꾼들이 보인 분노는 일반 범죄 사건을 넘는 수준이었다. 한 대기업 임원 ㄹ씨는 이를 두고 “한 개인의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한국 기업문화 내에서 한 개인이 임원이 되기까지 과정이 농축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기업 내에서 상대적 약자인 부하 직원에게 권위주의적으로 행세하는 일부 임원 문화가 극단적으로 노출된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대기업은 임원을 발탁하거나 리더십 교육을 할 때 인성 등 조직운영에 관해 유심히 살핀다고 한다. 하지만 ㄹ씨는 “임원 10명 가운데 2명 정도는 능력보다는 오너나 사람에 대한 충성도로 임원이 된다. 이들은 리더십으로 발탁된 게 아니니 가끔씩 비정상적인 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교육도 바쁜 임원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안하는 것보다 낫다’ 수준이다.

이런 임원 문화는 결국은 개인이나 회사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어슨과 포라스가 직장인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엘지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무례한 경우를 당한 직장인 상당수가 조직에 대한 애착 감소, 업무 성과 하락, 업무 집중도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대기업 임원 ㅁ씨도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미국처럼 성과 위주로 인사를 해왔는데, 부작용이 생겼다. 성과를 위해 부하들을 닥달하니 조직원들이 이탈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성과가 나빠졌다”고 했다.

헤드헌팅 업체인 커리어케어는 기업이 임원을 구할 때 평판 조회를 하는게 필수적인 분위기라고 전한다. 커리어케어 쪽은 “고약한 술버릇이나 성희롱 연루까지 파악한다. 사생활 영역이라고 볼 수 있지만, 고소 등의 법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회사 이미지까지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유재경 커리어케어 수석 컨설턴트는 “임원 주변에 물어보면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줄 것 같지만, 다음에 같이 일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분명한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다국적 금융서비스 기업인 바클레이즈는 신임 임원 등 관리자를 임용할 때, 구성원과 잘 어울리는 품성을 중요시하고, 동료를 따돌리는 관리자는 가차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재경 컨설턴트는 “대표적 성과 위주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도 능력만 보다가 최근에 조직 내에서 문제가 된 임원들은 낙마시키는 분위기라고 들었다. 국내 기업도 임원의 품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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