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빚은 피오르 풍경 속엔
하루 7시간·주5일제 근무 등
창사이래 해고없는 ‘친노동’ 환경
작년 5500억 매출…생산효율 높아
임직원 60%가 쉬퀼벤 마을 사람들
“지역사회 행복해야 직원도 행복”
어린이활동 등 마을공동체에 투자
하루 7시간·주5일제 근무 등
창사이래 해고없는 ‘친노동’ 환경
작년 5500억 매출…생산효율 높아
임직원 60%가 쉬퀼벤 마을 사람들
“지역사회 행복해야 직원도 행복”
어린이활동 등 마을공동체에 투자
르포 l ‘에코르네스’ 노르웨이 공장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북서쪽 550㎞에 있는 인구 4만2000여명의 작은 도시 올레순. 여기에서 빙하의 침식이 만들어 낸 장엄한 피오르를 따라 육로와 배로 50분 가량 더 들어가면 나오는 마을 쉬퀼벤에 ‘리클라이너’(등받이가 뒤로 넘어가는 안락의자)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에코르네스’ 본사와 공장이 협곡을 마주하고 자리잡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본사에서 취재진을 맞은 루나르 헤우겐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여기가 바로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의자를 만드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5500억원가량을 올린 에코르네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스트레스리스’ 의자가 그 주인공이다. 스트레스리스는 1971년 리클라이너 시장의 문을 연 뒤 각종 혁신적인 특허 기술로 유럽 안락의자를 대표하는 의자로 자리 잡았다. 9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한국 내 리클라이너 시장에서도 140억원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찾은 공장은 창밖 고요한 피오르의 풍경과 자동차 공장을 방불케 하는 자동화 설비가 묘한 대조를 이뤘다. 올레 비에른 로알 에코르네스 마케팅 담당은 “하루 1700개, 2.7시간당 1개의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에코르네스의 높은 생산성의 바탕에는 “행복한 노동자가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전략이 있다”고 헤우겐 부사장은 말한다. 이곳 공장 노동자들은 새벽 6시부터 밤 11시 사이에 2교대로 나눠 하루 7시간씩 주 5일 근무를 한다. 동시에 1시간 일한 뒤 5분 휴식이 보장된다. 193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인위적인 해고는 없었으며 만 67살의 정년이 넘어서도 본인이 원하면 더 일할 수 있다고 한다.
에코르네스의 임직원 1600명 가운데 쉬퀼벤 마을 사람은 1000여명으로, 전체 인구 7500명 가운데 13%가 넘는다. 에코르네스가 마을 공동체에도 활발한 투자를 벌이는 이유다. 헤우겐 부사장은 “마을 어린이를 위한 동아리 활동, 축구클럽, 스키 대회 등을 지원한다. 지역사회가 행복해야 그 일원이 공장에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화 설비가 노동자 일자리를 위협하진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반대”라고 답했다. 헤우겐 부사장은 “에코르네스의 임금은 인건비가 비싼 노르웨이에서도 동종 업계에 비해 높다. 그런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단순 반복 작업은 로봇에게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르네스는 ‘고급화 전략’을 채택해 국내 기준 의자 개당 200만~500만원의 고가를 유지하는 반면, 직원 연봉은 평균 40만크로네(약 8000만원)로 업계에 비해 10% 높게 주며 노르웨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친노동 환경과 동시에 에코르네스는 친환경 설비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기준 미달 목재는 연료로 재활용 하고 남는 가죽은 중국에 지갑용으로 되파는 식으로 낭비를 최소화한다. 철제 프레임(틀) 세척에 쓰이는 화학 약품도 비누 거품과 친환경 박테리아의 혼합물로 대체했다. 로알 마케팅 담당은 “세척 뒤 그대로 피오르에 내보내도 환경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레순(노르웨이)/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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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올레순 인근 쉬킬벤의 에코르네스 공장에서 12일(현지시각) 공장 노동자가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인 ‘스트레스리스’ 의자 제조 공정에 열중하고 있다. 에이스침대(국내 수입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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