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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외환위기땐 매각…이번엔 계열사 구하기
끝나지 않은 만도 수난사

등록 2013-04-15 20:15수정 2013-04-15 20:59

자금난 한라건설에 3400억 투자
그룹지배구조 고리에 발목 잡혀
투자자들은 “대주주 횡포” 성토
그룹선 “부도낼 순 없지 않으냐”
“지분 26%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가 이런 횡포를 부릴 수 있습니까? (한라건설을) 이렇게 편법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걸 그냥 용인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아이디 heby****)

15일 만도의 시황을 알리는 포털업체 ‘네이버’의 증권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여럿 떴다. 한라그룹이 지난 12일 오후 주식 거래가 마감된 뒤 발표한 ‘한라건설 자구책’의 후폭풍이 만도 투자자들을 아우성치게 만들고 있다. 한라그룹은 우량 계열사인 만도 자금 3435억원을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한다고 발표했다. 15일 만도 주가는 14.97% 떨어졌다. 만도의 주식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7.54%, 한라건설이 19.99%를 갖고 있다.

자동차 부품기업인 만도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만도는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한라건설과 함께 한라그룹을 재계 12위까지 올린 기업이었다. 그러나 한라그룹이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으며, 만도의 수난이 시작됐다. 경주와 아산 공장은 분리돼 각각 다른 외국자본에 팔렸고, 만도 역시 미국 제이피모건에 매각됐다.

2008년 한라그룹은 3년간 인수 협상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만도를 다시 되찾았다. 비슷한 위치였던 현대모비스의 매출액이 만도보다 6배 넘게 커진 뒤였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만도가 2010년 재상장된 뒤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이전에 헤지펀드 밑에 있을 때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게 크다”고 말했다.

적극적 투자가 다시 시작된 만도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2년 매출 5조592억원, 영업이익 25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외환위기 당시 만도처럼 팔렸던 또다른 계열사 한라공조를 인수할 생각을 가질 정도로 탄탄해졌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만도가 지배구조 탓에 다시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3435억원을 지원하지만, 한라건설이 언제 회생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명훈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라건설이 자생력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유상증자 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지만 (회복에)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한라공조 인수도 일단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만도가 다시 한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라건설을 지키기 위해 매각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불안도 커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라건설은 부실에 빠져도 그룹 순환출자의 정점에 있어서 꼬리자르기를 할 수 없다. 만도가 계속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거나 팔릴 수 있다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주주 리스크 탓에 일반 주주는 계속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증자로 한라그룹의 한라건설을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 구조(한라건설→ 만도→ 마이스터→ 한라건설)는 더 공고해졌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건설 업황이 안좋다고 한라건설을 부도나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느냐.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하면 좋겠지만, 업황이 좋지 않아 마땅치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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