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 참여 등으로 9100억 수혈 나서
한라그룹이 자금난에 빠진 중견 건설사인 한라건설을 살리기 위해 91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내놨다.
한라그룹은 12일 한라건설 유상증자(3435억원)와 물류창고 및 골프장 등 자산 매각(5600억원)을 통해 총 9100억원을 마련하는 한라건설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부동산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한라건설은 지난해 2022억4000만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 한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만도와 마이스터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공동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만도가 마이스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786억원을 투자하고, 마이스터는 이가운데 3385억원을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데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만도는 지난해 255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우량 계열사의 돈으로 자금난에 빠진 계열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룹 총수인 정몽원 회장은 지난해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총 1050억원의 자금지원을 한데 이어, 이번 유상증자에도 50억원을 내고 자회사인 한라 아이앤시(I&C) 주식을 한라건설에 추가로 무상출연한다고 한라그룹은 밝혔다.
한라건설도 자구책을 내놨다. 골프장 등 지연되고 있는 사업장 매각에 따른 채권 회수와 유가증권 등 투자지분 매각 등을 통해 56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라건설은 수익성 위주의 공사를 수주하고, 환경·물류 등 신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사명도 ㈜한라로 바꿔 건설사 이미지를 탈피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최병수 한라건설 사장은 “4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대외 신인도 회복을 위해 한라건설의 조기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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