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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로템, 인도 1조원 전동차사업 수주
“가격 아닌 기술력으로 해냈어요”

등록 2013-04-02 20:24수정 2013-04-02 21:15

최저가 써낸 독일 지멘스 제치고
앞선 전력소비효율로 계약 따내
설 연휴 기간이던 지난 2월9일, 김형욱 이사(해외사업2실장)를 비롯한 현대로템 철도사업본부 해외사업2실 직원들은 고향 가는 열차를 타지 못한 채 늦도록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3시간30분의 시차, 그 시각 인도 델리 메트로 본청 대회의실에선 현대로템 현지 직원 3명이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와 이메일, 문자메시지로 입찰 상황이 생중계되길 5시간, “됐다!” 함성이 터져나온 건 오후 6시30분께였다. 김 이사는 “(입찰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5시간 동안 피말리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현대로템이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DMRC)가 발주한 1조원 규모의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고 2일 밝혔다.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은 2017년까지 인도 델리 메트로 신규 7호선과 8호선에 투입될 전동차 636량을 납품하는 프로젝트. 인도 단일 전동차 발주건 가운데 공급량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아직 미개척지인 인도 전동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확실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보고 캐나다 봄바르디에,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 세계 전동차 업계 ‘빅3’등 8개 업체들이 입찰에 몰려 들었다. 빅3 업체들과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남차집단(CSR)까지 가세한 싸움, 게다가 일본의 경협자금이 들어간 사업이었다. 후발 주자인 현대로템으로선 쉽지 않은 도전인 셈이었다.

다행히 1차 평가에서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과 중국의 남차집단이 탈락했다. 납품실적 부족과 공기 준수 불가 탓이었다. 빅3 등 6개 업체가 2차 평가 대상에 올랐다. 그나마 다행인 건, 늘 최저가 낙찰 방식만 취해오던 델리 메트로가 ‘전력 소비량’을 평가항목에 포함시킨 점이었다. 김 이사는 “원래 동양권 업체들의 전력 소비효율 경쟁력이 유럽 쪽보다 높은 편이라,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드디어 열린 2차 평가. 델리 메트로 본청 대회의실에 입찰 당사자 3명과 컨설턴트, 델리 메트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6개 업체의 입찰 가격이 적힌 봉투가 차례로 개봉됐다. 알스톰이 현대로템보다 1% 높은 가격을, 봄바르디에가 1% 낮은 가격을 써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해볼만한 경쟁이었다. 하지만 지멘스가 무려 15%나 낮은 최저 입찰가를 제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게임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짐싸자는 분위기였죠.”

진짜 반전이 이뤄진 것은 각 업체별 전력 소비효율이 공개되면서부터였다. 입찰 가격에서 4위를 했던 현대로템이 1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최저 입찰가를 써냈던 지멘스는 최종 4위로 밀려났다. 김 이사는 “무조건 낮은 가격을 제시해서 입찰을 따낸 게 아니라 현대로템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어서 더욱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델리 메트로 3기 사업 수주로 기술과 품질이 입증된 만큼 델리 메트로 5호선과 6호선 추가 전동차 공급건을 포함한 인도 내 3개 전동차 사업 수주 전망도 밝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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