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렌드라 판다(사진 왼쪽)와 찬드라나트 다니(오른쪽)
인권활동 2명 서울방문해 시위
“포스코 오리사 프로젝트가 계속되면 주민들은 더 많은 유혈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2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선 인도에서 온 두 명의 남자가 굳게 닫힌 포스코 건물을 향해 소리를 치고 있었다. “포스코의 주주 여러분, 오리사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들어달라.” 이날 정문을 걸어잠근 포스코에선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었다.
인권 활동가인 디렌드라 판다(사진 왼쪽)와 인권 변호사 찬드라나트 다니(오른쪽)는 “포스코 오리사 제철소를 만들기 위한 인도 주 정부의 강제 토지수용에 반대하는 3개 마을이 현재 경찰들에 의해 봉쇄된 상태”라고 인도 현지 사정을 전했다. 다니는 “제철소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경찰이 체포영장을 남발하면서, 주민들이 마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판다는 “경찰이 투입돼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구장나무를 걷어내고 있다. 경찰 폭력에 주민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오리사 프로젝트는 포스코가 2005년에 12조원을 들여 인도에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세우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포스코와 양해각서를 맺은 인도 오리사 주정부가 제철소 부지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이주 문제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면서, 현재 오리사 프로젝트는 부지확보부터 벽에 부딪힌 상태다. 지난 2일(현지시각)엔 제철소를 반대하는 주민 집에서 폭탄이 터져,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친 바 있다. 현재 포스코는 원료인 철광석 광산도 확보하고, 커져가는 인도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 프로젝트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꽃샘추위 속에 20일 한국을 첫 방문한 이들은 국내 시민단체와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 등을 만나 오리사의 현실을 알린 뒤 25일 인도로 돌아간다. 다니는 “최근 ‘오이시디(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의 네덜란드 연락사무소가 국제 조사단을 구성해, 오리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사태에 대해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세계적 기업인 포스코가 이를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이드라인은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각 나라에 연락 사무소가 있다. 네덜란드 공무원연금이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네덜란드 시민단체도 관심을 가지고 진정서를 냈다.
한국이 매우 춥다며 옷을 동여맨 판다는 “인도 언론은 정부나 기업 쪽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오리사 주민들은 몇 세대에 걸쳐 이곳에서 작물을 경작하며 살고 있어서, 더 나은 보상을 받더라도 떠나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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