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뀔 때마다 외풍에 CEO 교체
유상부·이구택 등 역대회장들
정권 교체와 함께 전격사퇴
포스코 내일 주총 앞두고
“정준양은?” 정치권 입김에 촉각
거취 정권 아닌 시장 판단 맡겨야
유상부·이구택 등 역대회장들
정권 교체와 함께 전격사퇴
포스코 내일 주총 앞두고
“정준양은?” 정치권 입김에 촉각
거취 정권 아닌 시장 판단 맡겨야
세계 6위 철강기업 포스코가 22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사업실적 보고보다 정준양 회장의 거취를 두고 정치권에서 혹시 말이 나오지 않을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가 이렇게 긴장하는 이유는 그동안 민간기업임에도 정권교체 시기마다 외풍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유상부 회장이, 이명박 정부 때는 이구택 회장이 주총을 앞두고 전격 물러난 전례가 있다. 정준양 회장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 내내 정권 실세와의 유착설에 시달린 바 있다.
포스코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일 예년과 달리 주총 보름 전에 인사를 단행했다. 박한용 사장과 조뇌하 부사장이 계열사 등으로 물러나고, 대외협력·홍보 등을 총괄하는 시아르(CR)본부장에 황은연 전무를 발탁했다. 박 사장과 조 부사장은 고려대 출신이며, 황 전무는 성균관대 출신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황 전무가 왜 대외협력 부문으로 옮겼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등 정치권에서 성균관대 인맥이 약진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또 정준양 회장이 2009년 취임과 동시에 만들었던 녹색성장추진사무국을 올해 조직개편 때 환경에너지기획실로 통합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추진 ‘코드’에 맞췄던 색깔을 지운 셈이다. 대신에 포스코는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을 올해 처음으로 발탁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오너가 아닌 최고경영자(CEO)로서 정준양 회장의 성과에 대해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린다. 세계적인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세계철강다이내믹스(WSD)는 포스코를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일본 신일철주금과 미국 누코어 등 세계 33개 철강사를 제치고 4년째 1위다. 또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10.7%(2011년 기준)로,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5.2%)의 갑절이 넘는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이 성장하면서 내수시장을 뺏기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제철소 등 국외 기지를 갖춰 방어하는 것도 정준양 회장의 성과”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정 회장이 2009년 취임했을 당시 포스코 주가는 31만5000원이었다. 20일 현재 주가는 32만3000원이다. 4년 동안 포스코 주식값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84.3%나 뛰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과 계열사 인수로 인한 부채 증가 등이 포스코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장기적인 전략을 짜지 못하고 정권교체 때마다 시이오가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김 소장은 “그동안 포스코나 케이티(KT)가 이사회 중심으로 차기 시이오를 발굴하고 승계시켜 리더십을 갖추게 하는 데 실패했지만, 이제는 최고경영자의 거취는 시장의 판단에 맡기는 게 보수와 진보를 떠나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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