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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빅데이터’가 자동차 수리공!

등록 2013-03-18 20:08수정 2013-03-18 22:28

업계, 검색정보·운전습관 데이터 등 수집 축적
차량 성능 개선·결함 조기 발견 등 활용 바람
자동차 업계가 ‘빅데이터’에 꽂혔다.

현대자동차는 과거에 유심히 보지 않던 인터넷 검색 정보, 운전 경로, 동영상 같은 데이터를 이용해, 차량 관리 뿐 아니라 기업 경영 전반에 이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전세계 차량 판매 및 정비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데, 빅데이터 활용 범위를 다른 부문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로까지 확산된 빅데이터는 정보화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이 스마트기기나 누리집 등 곳곳에 남긴 ‘디지털 흔적’을 말한다. 이런 정보들은 예전 아날로그 시절에 견줘, 만들어지는 속도도 빠르고 양도 방대해 기업들이 쓸모없다고 버리기 쉬웠다. 하지만 이상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제는 컴퓨터 등 정보 분석 능력이 커지면서 기업이 복잡하고 방대한 ‘빅데이터’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멀티미디어처럼 미처 활용되지 못했던 빠르고 방대한 정보를 기업 경영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내에선 각 계열사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하자는 제안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이같은 방향은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활발하게 빅데이터 연구에 뛰어들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최근 낸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지능, 빅데이터’ 보고서를 보면, 미국 지엠(GM)은 전기자동차 보유자의 운전 습관과 차량의 상태정보를 텔레매틱스(차량과 자동차회사간 통신)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지엠 디트로이트 공장의 데이터 전문가가 이 정보를 분석해, 차기 자동차 모델의 적정 배터리 용량을 결정하고, 전반적인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혼다 역시 전기차의 운행정보 데이터를 수집해, 아이비엠(IBM)·캘리포니아 가스전력공사와 함께 전기차의 충전 대기시간과 비용부담을 덜 수 있는 전력망 구축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상품 개발과 마케팅 진화에도 이용되고 있다. 볼보는 자동차에 탑재한 센서를 통해 다양한 차량 결함 정보와 운전자의 요구사항을 수집해 생산 과정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결함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예전에는 50만대 이상 판매한 뒤에나 발견할 수 있는 차량 결함을 1000대 정도만 출고해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포드도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고객층을 세분화해, 다른 회사 제품을 보유한 32만가구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광고가 성공해 판매증진 효과를 낳았다.

이상규 연구위원은 “아무 데이터나 마구 분석해서는 의미있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중요한데, 현대차도 빅데이터 관련 인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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