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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코레일·SH공사 ‘지분율 꼼수’…경영감시 피하며 신기루 키워

등록 2013-03-14 19:59수정 2013-12-17 09:41

31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가 어음 이자를 막지 못해 끝내 부도가 났다. 이로써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불렸던 용산 사업이 6년 만에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된 가운데, 14일 오후 서부 이촌동 용산개발택지구역 내 아파트 단지에 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31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가 어음 이자를 막지 못해 끝내 부도가 났다. 이로써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불렸던 용산 사업이 6년 만에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된 가운데, 14일 오후 서부 이촌동 용산개발택지구역 내 아파트 단지에 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사라진 ‘용산 신기루’
30% 넘으면 ‘공공기관’으로 지정
공기업 지분 합쳐 29.9% 맞춰
‘정부 경영감시 회피’ 의도 의심

첫삽도 안뜬 랜드마크빌딩 선매입등
“유례없는 특혜성 지원” 지적 일어
투자자들에 사업신용 ‘뒷배경’ 제공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코레일이 민간 사업자한테 땅을 매각하는 동시에 사업자 그룹에 끼어들고 덩달아 서울시 산하 공기업까지 뛰어드는 등 특이한 사업구도가 전개된 이유는 무엇일까?

14일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코레일과 서울시 산하 에스에이치(SH)공사가 공공투자자 명목으로 용산개발 사업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에 출자하면서 지분 비율을 합쳐서 29.9%로 맞춰 참여한 것은 일종의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지분율에는 두 공기업이 개별 투자자로서 다른 사기업처럼 주주 배당을 노리는 한편 공기업의 높은 신용도와 함께 인허가·보상 관련 편의 등을 제공함으로써 개발사업 수익을 높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드림허브의 출자사는 총 30개사, 자본금 총액은 1조원으로 이 가운데 코레일은 2500억원(25%), 에스에이치공사는 490억원(4.9%)을 출자했다. 두 기관이 합쳐서 29.9%를 맞춘 것은 지분율 30%를 넘기는 경우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2개 이상의 공공기관이 합쳐서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거나 3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임원 임명권한 등 해당 기관의 정책 결정에 관한 지배력을 확보한 경우 공공기관으로 지정된다. 공공기관이 되면 정부의 경영감시를 받게 된다.

코레일은 드림허브 이사회 10명 가운데 지분에 해당하는 이사 3명을 확보해 주요 정책 결정을 이끌었지만 일체의 정부 간섭을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공기업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하는 것은 용산개발뿐만 아니라 새도시의 공모형 개발사업 등 다른 민관합동 프로젝트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7년 당시 코레일이 용산철도차량기지(35만6316㎡) 터만 민간 사업자한테 비싼 값에 매각하고 손을 뗐다면 ‘용산 신기루’의 비극은 애초부터 싹틀 수 없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코레일과 에스에이치공사가 용산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은 결과적으로 용산개발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고 무모하게 사업이 추진되는 뒷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서울의 대표적 민자역사인 왕십리민자역사 ‘비트플렉스’의 조준래 회장은 “코레일이 드림허브에 2조4300억에 이르는 보증을 제공하고 첫삽도 뜨지 않은 111층 랜드마크빌딩을 4조2000억원에 선매입한 것은 국내 개발사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특혜성 지원”이라고 꼽았다.

또 에스에이치공사가 출자사로 참여한 것도 용산사업 관련 투자자들에게 ‘대마불사’ 환상을 심어주는 데 결정적 구실을 제공했다. 이는 드림허브가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의 힘을 빌려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과 함께 각종 인허가까지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보증수표’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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