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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효성, 장남-삼남 승계전쟁 불붙었나

등록 2013-03-12 20:22수정 2013-03-12 21:02

조현상 부사장 ‘지분 담보 대출’로 지분 22만여주 매입
둘째형 현문씨 경영서 퇴진뒤
조 부사장, 101억 빌려 주식 사들여
효성 지분 담보로 자금 마련
큰형 조현준 사장과 격차 확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3남 조현상(42) ㈜효성 부사장이 자신이 보유한 효성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다시 효성 지분을 사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조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지분을 매각하며 경영에서 물러난 뒤, 효성그룹 3세간에 경영권 승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다시 촉발된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보면, 조현상 부사장은 3월5일~8일 사이 4차례에 걸쳐 ㈜효성 주식 22만5430주를 획득했다. 둘째 형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가지고 있던 주식 240만주를 블록세일로 기관투자자에게 넘기며 경영권 경쟁에서 빠진 뒤 하루 만이었다. 효성의 실적 악화와 조현문 전 부사장의 지분 매각 등으로 주식 값이 떨어진 뒤다. ㈜효성은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 격인 회사다.

그동안 조현상 부사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은 서로 치열한 효성 지분 매입 경쟁을 해왔다. 2007년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입한 조현상 부사장은 2011년 30만주 이상을 사며 조현준 사장을 제치고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조현준 사장도 2012년 4~6월에 8만여주를 사며 지분율 격차를 0.66%포인트까지 줄이며 바짝 쫓았다. 효성 주식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이들은 주식매수 공시를 주고 받았다.

지난주엔 조현상 부사장(8.54%)이 22여만주의 주식을 사며, 조현준 사장(7.26%)과의 격차를 1%포인트 넘게 벌리는데 성공했다. 조현준 사장은 지난해말 이명박 정부 말기에 사면을 받은 뒤, 계열 금융사인 효성캐피탈에 불법으로 등기이사직을 유지한 게 발각되는 등 움직임이 조심스러운 상태다. 현재 조현준 사장은 효성의 전략과 무역 부문을, 조현상 부사장은 산업자재 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한편, 조현상 부사장의 주식 매입은 그가 주식 대금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해결해 더 관심을 끈다. 이 날 조 부사장은 공시를 통해 주식 매입에 쓴 122억9600만원 가운데 101억4000만원을 빌려서 해결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효성 주식 29만2127주를 엔에이치(NH)투자증권에 담보로 맡기고 94억5600만원을 두 달 빌렸다. 또 케이디비(KDB)대우증권에는 다른 주식 41만667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6억8300만원을 빌렸다. 경영권 경쟁에 필요한 효성 주식을 제2금융권에 담보로 맡기고, 다시 효성 주식을 산 셈이다.

현재 효성가 3세들은 자신의 주식 가운데 많은 부분을 은행권에 담보로 맡긴 상태다. 조현준 사장은 자신의 주식 가운데 87.7%에 이르는 223만주를 우리은행·부산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렸다. 조현상 부사장 역시 주식 164만여주를 은행권에 담보로 잡힌 상태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 주가가 낮아서 매입한 것일 뿐, 경영 후계구도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경영 승계는 지분이 아닌 리더십 등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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