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5일 40주년 기념 기자회견 열어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이 “국내 2조원, 해외 2조원 매출을 달성해 블랙야크를 2020년 글로벌 톱1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성장 한계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아웃도어 시장에 대해 “아웃도어, 캐주얼, 스포츠 구분 없이 공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강 회장은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3년 꾸준히 해온 30~40%의 성장세에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 가치 1위 기업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100억원 가량이었던 매출을 올해 8700억원까지 끌어 올리고 2015년까지 2조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1조4000억원, 해외 6000억원이 목표다. 또 2020년까지 국내 2조원, 해외 2조원으로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급성장해 온 아웃도어 브랜드가 포화 상태에 도달해 올해 또는 내년에 조정이 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블랙야크의 앞으로 성장세도 낙관하기 어렵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나는 옷에는 정장과 활동복 두 종류만 있다고 본다. 정장 외에는 모두 (일상에서 입는) 활동복인 셈이다. 아웃도어, 캐주얼, 스포츠를 아우르는 활동복 시장에서 (블랙야크의) 브랜드 가치를 보면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역을 허무는 제품 전략을 펼칠 것을 밝힌 셈이다. 그는 또 “블랙야크를 전문 산악인 제품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미 캐주얼 시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야크는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이 되었는데 그 동안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 2015년까지 중국 내 유통망 1000개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블랙야크는 중국 내 약 260개의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블랙야크는 또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스포츠용품 박람회인 ‘뮌헨ISPO 2013’에서 아시아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며 유럽 진출의 가능성을 엿보이기도 했다.
1973년 배낭, 텐트 등 등산장비 전문 ‘동진’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키워 온 강 회장은 40년 동안 기업을 키워오며 겪은 시련을 회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등산장비 업계에는 3번의 큰 위기가 있었다. 사회가 안정되어야 사람이 산을 타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과 5·18 광주 사태 때 산에 가면 간첩으로 몰리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80~90% 업체가 이 바닥을 떠났다. 그 뒤 통행금지 등이 풀리면서 산에서 야영도 하고 분위기가 좋았는데 1991년 취사 및 야영 금지로 또 70~80%가 팍 줄었다. 그리고 외환위기가 닥쳐왔을 때 기업들이 휘청했다. 이후에는 산행 열풍으로 웃었지만.” 본인도 ‘등산 매니아’인 강 회장은 지금도 매주 한번 이상 꼭 산에 오른다고 한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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