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석(49) 동아제약 부사장
지분율 0.7% 불과…회사 분할 뒤 편법 승계 가시화
국내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이 강신호 회장(86)의 4남인 강정석(49·사진) 동아제약 부사장을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3세 경영 시대’를 공식 시작했다. 지난 1월 국민연금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회사를 분할한 데 이어 후계인 강 부사장이 지주사의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편법 승계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제약은 4일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전문의약품 관계사 동아에스티(ST)와 일반의약품 자회사 새 동아제약이 각각 이사회를 열어 각사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강정석 부사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지주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바뀐 체제에서 회사 경영 전반을 이끌게 됐다.
신임 강 대표는 중앙대 졸업 뒤 2005년 동아제약 영업본부장을 거쳐 2007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지주사 대표로 그룹의 후계자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됐다. 동아제약은 앞서 강 회장과 차남 문석씨 사이에 경영권 분쟁으로 승계 과정에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분쟁은 2007년 문석씨가 경영에 손을 떼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번 강 신임 대표의 취임을 두고 대주주 일가의 편법 승계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동아제약은 지난 1월 기존 단일 회사를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약 회사인 동아에스티로 분할하고, ‘박카스’ 등 일반약 제조 사업부를 지주사 밑의 비상장 자회사로 떼어내는 분할을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분 9.39%를 쥔 3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사모펀드 ‘서울인베스트’의 박윤배 대표는 “기존 기업 분할에 대해 주주들이 이익 침해를 우려한 이유는, 나뉜 기업 간 주식 거래를 통해 후계인 강정석씨의 지분율을 끌어 올리는 데 악용될 위험 때문이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분할을 강행하고, 강 대표가 경영권을 장악한 점은 편법 승계 우려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임 강 대표의 동아제약 지분율은 0.7%에 불과하다. 여기에 ‘알짜’ 사업인 일반의약품 분야가 지주사 경영진의 지배 아래 있는 점도 논란거리다.
한편, 이 날 이동훈(45) 전 동아제약 전무가 지주사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강 대표와 함께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김원배(66) 전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은 동아에스티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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