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100대기업 여성임원 100명 돌파…10년 안에 ‘퀀텀점프’

등록 2013-02-20 20:21수정 2013-02-21 09:17

성과로 평가하는 기업문화 정착
2004년 13명서 올해 114명으로
여성사원 늘고 출산뒤 퇴직 줄어
‘임원 후보’ 차·부장급 대거 포진
폭발적 증가 시기 조만간 올듯
*퀀텀점프 : 폭발적 증가

“사내 여성 커뮤니티에서 경사 났다고 난리였습니다. 호호호.”

17일 케이티(KT)에서 여성 임원이 대거 승진한 날을 성숙경 상무는 이렇게 전했다. 성 상무 역시 상무보에서 승진했다. “올해는 솔직히 기대 안했는데, 여성 임원을 중용하는 분위기도 탄 것 같다.” 변리사인 그는 케이티에 입사한 지 15년 만에 임원 승진의 기쁨을 안았다.

“예전 (여자) 선배들은 결혼하면 책상이 없어지고, 과장 자리도 뚫고 올라가기 힘들었다”고 말한 성 상무는 “이제는 인맥·학맥·지연보다 업무성과나 실적으로 평가하는 기업 문화가 자리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여성 임원이 대폭 늘어날까라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했다.

국내 100대 기업(상장회사 매출액 기준)의 여성 임원 숫자가 올해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여성 임원 승진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어, 향후 10년 이내에 여성 임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른바 ‘퀀텀 점프’ 시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헤드헌팅 기업인 ‘유니코써어치’가 20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이달 15일 기준으로 100대 기업 가운데 33곳에 여성 임원(이사 및 상무보급 이상) 114명이 포진하고 있었다. 재벌 총수 등 기업 소유주 일가 여성 임원은 제외한 숫자다.

주요 대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유니코써어치가 처음 조사했던 2004년엔 여성 임원이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에는 22명에서 2011년에 76명까지 늘었다. 2013년에는 전년보다 50%나 증가했다.

유니코써어치의 한상신 대표는 “약 6000명에 이르는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수에 비하면 100여명은 아직 매우 작다. 하지만 100명을 넘어서면서 능력있는 여성에게 임원은 ‘나와 상관 없는 일’이 아닌 ‘실현 가능한 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선수 박세리가 엘피지에이(LPGA)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박세리 키즈’들이 꿈을 키워 엘피지에이를 한국 여성 골퍼들이 점령한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대표는 “2004년 이후 여성 임원이 100명으로 증가하는 데 10년 걸렸다면, 5~6년 이내에 여성 임원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퀀텀점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분위기도 여성 임원 등장에 호의적이다. 육아휴직 장려 등 직장여성이 출산 뒤에도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또 지난 10여년 간 여성 사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최근 임원으로 발탁될 수 있는 여성 차·부장급도 늘었다. 여성 임원이 거의 없는 국내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발탁할래야 발탁할 사람이 없었는데, 지금은 2년 안에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이 등장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의 실적이 좋다는 보고서도 ‘여성 임원 등용론’에 힘을 싣는다. 다국적 컨설팅 기업인 매킨지가 지난해 낸 ‘위민 매터’ 보고서를 보면, 유럽과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국) 231개 기업의 2007~2009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여성 임원이 있는 회사의 세전 이익률은 17%로 전혀 없는 회사(1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성 상무의 말처럼 남성 조직문화나 재벌 총수에 대한 충성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면, 여성 임원이 등장할 공간은 더 커진다.

현재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케이티(KT)였다. 15일 기준으로는 26명이었는데, 17일 단행된 올해 인사를 반영하면 여성 임원이 38명에 이른다. 다음으로 많은 곳은 삼성전자(22명)였다. 2011년보다 9명 늘었다. 이어 대한항공(7명) 아모레퍼시픽(6명) 제일모직(5명) SK네트웍스(4명) 코오롱인더스트리·한화투자증권·효성(각 3명) 등의 순이다. 입사 후 임원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올해 기준으로 20.4년으로, 2010년 21.5년과 2011년 20.8년에 비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여성 임원의 평균 연령은 48.2살로 지난해(47.6살)에 견줘 약간 높아졌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김종훈 ‘CIA 이력’ 일파만파…“한-미 모두 불편한 상황” 지적
어이상실 국정원, ‘불법 정치관여 고발’을 ‘정치관여’로 몰아
쓰나미에 주인 떠나보낸 휴대전화…2년만에 가족 품으로
손톱 뽑고 매질하고…가출여고생 성매매 내몬 ‘20대 커플’
“헤어지자”고 했다고…여자친구 아버지 살해한 고교생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