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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견기업 여부 ‘수출자립도’로 평가를”

등록 2013-02-12 21:52수정 2013-02-13 10:08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54)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54)
강소기업을 찾아서 광명전기
작은 기업이 어느 정도 국내 시장에 안착하고 나면 새 시장을 개척해 해외로 뻗어나가기보다는 안주하기 쉽다. 58년 역사의 광명전기는 수·배전반, 전동기 제어반 등 공장 및 시설에서 쓰이는 전기 제어기기 제조회사로 국내외 대기업과 겨루며 신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설 연휴를 앞둔 7일 경기도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만난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54·사진)은 ‘신명’과 ‘정보’를 중소기업에 필요한 가치로 강조했다. “무엇을 해보겠다는 흥이 빠져 있거나, 각종 기회를 놓치는 기업은 그만큼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광명전기는 지난해 국내외 입찰에서 굴지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활발한 수주 실적을 올렸다. 6월 국내 대기업이 참여한 ‘제2롯데월드’의 전기설비 납품 입찰을 따냈고, 에티오피아 전력청에 납품하는 189억원 규모의 전기 장비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힘입어 2011년, 전년에 비해 10%가량 줄었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37%가량 늘며 123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70억원가량이 해외 수출 실적으로, 해외 10개국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는 이를 2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광명기업 정도 되는 규모를 갖춘 기업에 예외 없이 다가오는 고민은 최근 주목되고 있는 ‘피터팬 증후군’이다. 피터팬 증후군이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게 되면 각종 지원이 끊겨 일부러 ‘어린 시절’에 남아 있고자 하는 행태를 일컫는다. 정부의 현행 중소기업 기준은 최근 매출 3년 평균이 1500억원을 넘거나 상시 근로자 1000명 이상 또는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인 경우 즉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제2 롯데월드’ 전기설비 납품 따낸
내실 탄탄한 전기 제어기기 제조사
작년 1235억 매출, 중견기업 문턱에

이재광 회장 “중견기업 기준 획일적
매출보다 홀로 설 기반 있는지 봐야

중기정책 흔들리는건 현장과 괴리탓
동반성장엔 대기업 총수 의지 중요”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수출 자립도’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견기업의 핵심은 매출이 얼마냐, 직원이 얼마냐 하는 꼬리표가 아니지 않습니까? ‘홀로 수출할 기반을 갖춘 강소기업이냐’ 여부로 판단하는 게 맞습니다.” 예컨대 현행법은 주로 무형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정보통신(IT)이나, 설비와 규모가 필요한 제조업이나 똑같은 기준으로 중소기업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런 획일적인 기준이 오히려 피터팬 증후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각 기업의 수익 창출 기반, 재무구조 등을 놓고 기업과 당국이 함께 논의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육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을 곁들였다.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새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의지를 높게 사면서도, ‘현장감’과 ‘소통’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중앙회 회장단과 인수위원회를 방문해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현장에 나와보시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서류로 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여러 정부가 중소기업 정책 자금을 투여했지만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당국자가 현장과 유리되었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이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쪽 위원이기도 한 이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 역시 여전히 ‘동반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과거와 달리 대기업 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지는 못할 분위기까지 진전된 것은 느낀다. 하지만 납품단가 협의 등 일상적인 변화는 아직 멀었다. 대기업 실무 담당자는 자신의 실적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 때문인데, 이는 총수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안산/글·사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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