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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엔약세의 공습…G20회의 ‘2차 환율전쟁’ 감도는 전운

등록 2013-02-11 20:27수정 2013-02-11 21:46

15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아베노믹스’ 발표 뒤 처음 모여
한·유럽, 엔약세 불만 제기할듯
3년전 회의땐 미-중 ‘환율전쟁’

미국 입장 표명이 핵심변수
일본과 관계 우려 침묵할수도
별다른 대책 없을땐 엔약세
최근 일본의 ‘엔저’ 정책(중앙은행의 돈풀기로 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환율전쟁’ 재발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는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환율 갈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엔저로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되면서 갈등이 증폭될 수도 있고, 서로 전면전으로의 비약을 자제하며 갈등이 수면 밑으로 잠복할 수도 있다. 분위기가 어느 쪽이든 ‘경쟁적 통화절하 자제’에 대한 회원국간 실질적 합의가 나오지 않는 한 엔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2차 환율전쟁’ 전쟁터 되나?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14일 열리는 재무차관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는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회의에서 엔저 문제와 관련해 언급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어느 수위로 발언할지 등을 내부에서 상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각)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화 강세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다. 유로화 환율 수준은 유로존 성장을 위해 무시할 수 있는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환율 문제에 대해 소극적 입장을 보여왔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7일(현지시각) “환율은 유럽중앙은행의 정책목표는 아니지만 성장과 물가안정을 위해 중요하다”며 환율전쟁에 뛰어들 태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26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취임으로 엔저 정책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이후, 주요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공식적으로 머리를 맞대기는 이번 회의가 처음이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았던 2010년에도 G20회의가 환율전쟁터로 변한 바 있다. 당시 갈등의 중심축은 미국과 중국이었다.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약세로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은 미국의 양적완화 때문에 신흥국 경제가 과잉유동성에 시달린다며 반발했다.

이번에는 일본과 유럽이 주요 대립국이다. 한국 역시 일본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이후 달러 대비 20%가량 떨어진 반면, 유로화와 원화는 달러 대비 10%가량씩 올랐다. 결과적으로 유로와 원화는 엔화에 대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국통화 강세는 수출경쟁력에 불리하게 작용하는데, 독일과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다.

■ ‘키맨’ 미국의 침묵에 전망 엇갈려 하지만 이번 회의가 엔저를 완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근본적인 대응책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유럽의 두 중심국인 프랑스와 독일이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엔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유로화 강세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선 “시장에 맡겨야 한다”(독일)와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프랑스)로 갈리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미국이다. 미국은 사실상 일본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간주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엔저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1980년대 (엔화 강세에 합의한) 플라자합의, 1990년대 역플라자합의 등에서 볼 수 있듯, 일본은 통화수준과 관련해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김학균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 미국은 아시아에서 중국, 북한과 대립하고 있어 일본의 협조가 필요한데다, 경제적으로도 일본이 미국 국채를 사주길 바라기 때문에 일본의 엔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차관보는 “이번 G20회의에서 미국 쪽이 어떻게 나올지 주시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이든 입장표명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보는 (미국이 엔저를 용인한다는 분석에 대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일 “15일 G20 회의에 앞서 주요 7개국(G7) 관계자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통화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메시지는 환율은 정부 개입이 아니라 시장 수요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점을 G7 차원에서 재확인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환율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원론적인 선언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합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자신들의 통화완화정책에 대해 환율이 목표가 아니라 장기간 계속된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서라고 내세우고 있다.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하고 있기는 미국이나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다. 모두 ‘돈풀기’를 중단하기 어려운 처지라는 말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환율갈등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경우 엔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학균 연구원은 “지금 일본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엔-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대(100엔대)로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도 경제가 좋지 않은데 한없이 엔저를 용인하긴 어렵다. 95엔대를 넘어가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일 현재 엔-달러 환율은 93.64엔이다. 안선희 노현웅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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