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래드 하우프트플라이시 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 아카데미 원장
전문가 하우프트플라이시 방한
세계적인 유기농 교육전문가인 콘래드 하우프트플라이시(사진) 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 아카데미 원장이 농촌진흥청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지난 주말 유기농지도전문가 연수과정 지도를 막 끝낸 그는 전국 각지 농업기술센터의 지도사 등 18명을 국내 첫 유기농 지도사로 키워냈다. 그는 “강력한 소비자들과 작은 공동체 매장이 유기농의 발전을 끌어간다”고 말했다.
그가 지켜본 한국 유기농의 현주소는 어떤 수준일까. “자생적으로 유기농운동을 이끌어온 저력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앞으로도 크게 발전해갈 것이다. 정부도 적극적인 편이다. 다만 하나의 작목만을 재배하는 방식은 유기농의 원칙과 어긋난다. 축산의 배설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순환농업, 해마다 작목을 바꾸는 윤작, 그리고 생물다양성 보존 같은 것이 농사 현장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다.”
유기농 선진국들과 비교를 요청하자 그는 “독일,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각국에는 현대화된 유기농 매장이 수없이 많다. 전문적인 대형 마트도 많고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유기농 매대를 늘려가는 추세다. 유기농의 발전사를 돌아보면, 결국 강력한 소비자들이 먼저 끌어갔고 정부의 정책이 뒤따라왔다. 독일의 유기농도 40~50년에 걸쳐 소비자들이 구축한 것이다. 소비자와 농부가 얼굴을 맞대고 거래하는 작은 공동체 매장들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로컬푸드운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국가적으로 지속가능성 있는 로컬푸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이제 당위이다. 로컬푸드는 지역 주민의 삶, 지역의 경제를 살리기도 하는 복합적인 정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하우프트플라이시 원장은 “세계 유기농운동의 초기 지도자인 루돌프 슈타이너가 세운 발도르프 학교에 아이를 보낸 것을 계기로 유기농 교육자로 변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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