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고 있다. 기념일에 민감한 연인들에게는 그저 초콜릿 회사의 상술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 고민이 되는 때이기도 하다.

소셜코머스 회사 ‘티켓몬스터’가 20~30대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밸런타인데이에 대해 조사해 31일 밝힌 결과를 보면,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이런 인식이 드러난다. 응답자들은 ‘받아본 가장 최악의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가장 전형적인 선물인 초콜릿과 사탕(29.8%)을 제일 많이 꼽았다. 그 뒤를 ‘내 취향이 아닌 패션·잡화 아이템’(21%)과 ‘직접 만든 십자수·목도리’(9.4%)가 이었다.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생각에도 30.4%가 ‘초콜릿 브랜드들의 상술에 휩쓸리는 날’로 꼽았고, 20%는 ‘귀찮고 부담스러운 기념일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마냥 상업적인 이벤트로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응답 남성의 27%는 이날을 ‘연인 또는 소중한 이들과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드는 날’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가장 많은 응답자인 29%가 ‘여자친구가 선물 그 자체’라는 낭만적인 답을 택하기도 했다. 실제 선물로는 ‘실용적인 지갑·시계 등 패션잡화나 화장품’이 23.4%로 선호가 높았다.

이날을 특별한 기념일로 만들고자 하는 이들은 각종 이벤트들을 참조할 만하다. 발효식품 전문 기업 ‘샘표’는 연인이 함께 참여하는 쿠킹클래스 이벤트를 연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씨가 강사로 나서 14일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누리집을 통해 5일까지 응모를 받아 총 6쌍의 커플을 뽑는다.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2월1~10일 다이아몬드 커플링, 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연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2월1~14일 전국 490여 매장에서 다양한 초콜릿과 밸런타인데이 머그와 텀블러, 특별 메뉴를 판매하고 ‘1+1 음료 쿠폰’, 미니 메시지 카드 등을 제공한다.

보통의 초콜릿이 식상하다면 의미까지 더한 공정무역 또는 유기농 초콜릿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공정무역단체 ‘아름다운커피’는 유기농 공정무역 초콜릿 ‘이퀄 초콜릿’을 최근 출시했다. ‘동등하다’는 뜻의 이퀄로 이름지은 이 초콜릿은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되는 유기농 원료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개당 2700원이다. 이밖에 유기농 제품으로는 ‘유기농 다크초콜릿 N1’이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유기농 코너 등에서는 ‘비바니’, ‘그린앤블랙’ 등 수입 유기농 초콜릿을 판다. 유기농 초콜릿 역시 보통 초콜릿보다 생산 과정에서 생산자의 건강과 자연환경에 이롭다는 점에서 윤리적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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