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9회말 역전포’ 히타치의 비결은…

등록 2013-01-30 20:09수정 2013-01-31 08:33

8000억엔 적자벼랑서 2년만에 3500억엔 최대흑자
주력사업 TV·HDD 과감히 정리
수처리·전력 등 인프라기업 변신
일 전자업계 추락에도 승승장구
“기존 사업 실패땐 애착 버려라”
LG경제연 ‘신성장 동력’ 강조

7873억엔(9조3900억원)의 적자에서 3471억엔(4조1400억원)의 흑자로 대변신. ‘역전 만루홈런’ 같은 변신의 비결은 기업이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에 있었다. 장기 불황 탓에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기업들이 많은 최근, ‘실패를 통해 강해지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엘지(LG)경제연구원이 30일 낸 ‘실패에 무너지는 기업, 실패를 통해 강해지는 기업’ 보고서를 보면, 히타치제작소·쓰리엠(3M)·인텔 등 세계적 기업들은 자칫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실패’를 디딤돌로 삼는 경영을 하고 있다.

2009년 일본의 히타치는 망하기 직전까지 간 회사였다. 전년 적자는 7873억엔. 일본 제조업 사상 최대 규모 손실이었다. 정보통신의 급격한 변화와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 3년 내리 적자를 기록한 히타치는, 이 실패를 교훈 삼아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시작한다.

2009년 취임한 가와무라 다카시 회장과 2010년 4월에 취임한 나카니시 히로아키 사장은 우선 히타치의 ‘종합전기’ 깃발을 내리는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적자의 원흉이었던 일본 내 텔레비전 생산을 접고, 하드디스크(HDD) 사업도 경쟁 기업에 매각하는 등 과감히 사업을 정리했다. 경쟁력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정체된 시장에서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기보다, 경쟁력이 있고 성장하는 산업에 맞춰 사업구조를 바꾼 셈이다.

이후 히타치는 다시 일어서기 시작한다. 수처리·전력·철도 등 인프라 사업이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히타치는 2010년 2388억엔, 2011년 3471억엔의 흑자를 기록한다. 2년 만에 최대 흑자를 낸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히타치의 소비재 부문 매출액은 2012년에 총매출액의 10% 수준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대신, 인프라 관련 사업은 총매출의 65% 이상을 차지하며 전체 이익의 80%를 만들어냈다. 2009년 18곳이었던 히타치의 상장 자회사 수는 올해 10곳까지 줄어든다.

이런 앞선 구조개혁 덕에 히타치는 파나소닉과 소니 등 일본 전자업계의 거인들이 끝없이 추락하는 가운데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히타치는 2000억엔(2조3900억원)의 흑자를 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엘지경제연구원 신장환 책임연구원은 “성공했던 기존 사업 영역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해 신사업이나 신제품에 몰입하지 못하면, 변화하는 환경에서 쇠락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게임기 제조사인 일본의 닌텐도는 스마트폰 기반의 게임 시장 확대를 등한시해, 2011년 매출이 전년 대비 36% 감소하고, 432억엔(5200억원)의 손실을 봤다.

기업이 과거의 성공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선 쓰리엠의 혁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쓰리엠은 최근 4년간 추진한 신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30% 규칙’, 업무시간 가운데 15%를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쓰는 ‘15% 규칙’,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나 벤처를 만들 수 있는 ‘사내벤처 제도’ 등 독특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계속 사업구조를 변경하고 새로운 시도를 장려한 뒤 반드시 그 경험을 공유해 같은 실패를 예방하는 내부 규정이, 수많은 실패 기술을 결합해 세계적 제품으로 내놓는 쓰리엠의 힘이라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사업에는 위험요소가 항상 존재한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극복하는 근성을 체질화하는 게 현재 기업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근혜, 님 잘들어~” ‘용감한 녀석들’ 방심위 행정지도
인수위 관계자 “언제든 전화하라지만…박근혜 두렵다”
동탄주민들 분통 “삼성, 사망사고 없었다면 그냥 넘겼을 것”
175만년 전 호모에렉투스는 ‘손도끼 장인’
[화보] 마지막 도전 나로호, 날았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