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에 걸친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올해 새 도약을 꿈꾸는 극광이엘디의 2대 경영자인 박정남(68·왼쪽) 전 대표와 박재호(37) 대표가 경북 포항 회사 본사의 조명 제품 전시장에서 웃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현재 물류·유통 본사 전경. 극광이엘디 제공, 권오성 기자
[강소기업을 찾아서] 극광ELD
전국구 물류기업으로 성장
300여 거래선 박리다매 전략
2011년 매출 36억 우수중소기업으로
전력 고효율 LED조명 공장 건설“
디자인 고급화로 수출판로 개척” “도로 정면 쪽으로는 극광의 새 발광다이오드(엘이디·LED) 조명기기 제품을 선보일 200평 규모의 전시 매장이 들어서고, 뒤쪽에는 생산 공장을 갖출 계획입니다. 현재 운영중인 물류센터와 연계해 전시에서 배송까지 일괄 처리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뼈대를 갖춘 시설을 가리키면서 2013년 비전을 이야기하는 박재호 극광이엘디(ELD) 대표(37)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지난 10일 찾은 경북 포항 중흥로의 극광이엘디 본사 옆에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올해 7월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는 연면적 400평 규모의 2층짜리 공장·매장 복합 시설이다. 극광이엘디는 56년 역사의 조명·전기 자재 유통 기업이다. 박 대표의 할아버지인 고 박중은(1919~81)씨 때부터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1950년 6·25 전쟁 때 북한 황해도에서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남으로 넘어온 할아버지는 생계의 터전을 찾아 1957년 포항 죽도시장 부근에 ‘극광사’라는 잡화점을 차렸다. 극광사는 아버지 박정남(68)씨 때에 전기 자재로 전문 분야를 택하고 경북은 물론, 강원, 경기, 호남 지역까지 거래선을 확대하며 도매상으로 성장했다. 3대에 이르러 제조업으로 새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 대표는 극광사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가족이 가게에 딸린 단칸방에서 생활했죠. 밤마다 가게 쪽 작은 창을 통해 책상에 앉아 운영을 고민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가 초등학교 입학 즈음부터 가게는 빠르게 성장했고, 가족은 단독주택을 장만해 이사했다. 그때 마련했던 집터가 현재 물류센터 자리다. 박 대표가 아버지한테서 일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였다. “아버지는 가업을 물려받길 원하셨지만 ‘망쳐서 주변 어른들에게 욕만 먹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죠. 고민 중 일본을 여행했다가 우연히 한 초밥집에 들렀는데 5대 넘게 가게를 이어오고 있는 ‘장인’의 모습을 보고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개인 기업에서 재호씨가 대표를 맡아 2008년 12월 법인으로 전환한 극광은 빠르게 성장했다. 전환 첫해 8억원이었던 매출은 2011년 36억원으로 3년 사이 4.5배로 늘었다. 극광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정 일자리 으뜸기업 500곳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극광이 진출할 계획인 엘이디 조명은 발광다이오드라는 반도체를 이용해 기존 백열등보다 소모전력이 최대 85%가량 적게 드는 새 성장 분야다. 2012년 현재 시장 규모는 3200억원으로 매년 평균 5% 이상 늘고 있다. 국내 시장은 파인테크닉스, 삼성엘이디(LED) 등 국내 기업과 지이(GE),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 등 6개 주요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조명 시장은 중소기업이 활동해온 영역이었는데, 최근 중국산 중저가 제품들과 계열사를 뒷배로 둔 대기업의 공세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극광은 자체 디자인의 조명 제품들로 고급화를 꾀하면서 수출 판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2009년부터 중국 등지의 세계 박람회에 참가하며 트렌드를 계속 확인해온 이유다. 극광의 성장과 도전의 밑바탕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3대에 걸쳐 다진 거래선과 ‘신뢰’다. 법인 전환 뒤 급성장은 수십년 동안 쌓은 전국 300여 중도매 거래선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 외에 전선·엘이디 조명 등으로 물품을 확대하고 박리다매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보된 유통망은 제조업 진출의 발판이었다. 박 대표는 “‘내 물건을 판다고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의 곤란을 해결해 준다는 자세로 사업하라’는 아버지의 방침이 극광의 힘이었고 변함없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포항/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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