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의 사열, 상사의 건강 증진, 동기 승진을 위한 자리, 부하 직원의 사생활 방해….
직장인들은 ‘체육대회 등 행사’를 회사 복지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7일 내놓은 ‘복지제도 만족도’ 결과를 보면, 체육대회(43%·복수응답 가능) 다음으로 ‘사내 카페테리아 운영’(27.2%)과 ‘동호회 활동 지원’(25.6%)이 필요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어 ‘개인차량 유류비 지원’(15.5%), ‘피트니스 센터 등 체육시설 지원 및 운영’(15.4%)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 10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특이한 점은 직장인이 ‘불필요하다’고 꼽은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최근 경영자들이 ‘펀(재미) 경영’이나 ‘문화 경영’을 내세우며 의욕적으로 도입한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즉 경영자들은 직원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 프로그램이 실상 직원들 사이에선 외면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직장인이 원하는 복지’ 설문 조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인이 가장 원하는 복지 프로그램(복수응답 가능)으로는 ‘자기계발(교육·도서구입비)’(49.4%)가 1위였고, 2위는 ‘야특근 수당지원’(38.9%), 3위는 ‘본인 및 자녀 학자금 지원’(34.5%)이었다. 불필요하다고 꼽은 프로그램과 견줘보면, 수당이나 학자금 등 돈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 뚜렷이 드러난다. 다음으로 꼽은 것도 ‘식대 제공’(33.3%), ‘개인차량 유류비 지원’(23.6%), ‘장기근속자 휴가 및 포상금 지원’(23.5%)이었다. 체육대회 등 행사(3.3%)와 동호회 활동 지원(6.3%)은 가장 뒷 순위였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설문조사 대상을 보면 중소기업(669명)·중견기업(208명) 재직자가 대부분이었다. 대기업에 견줘 실질적으로 부족한 직원 보상수준이 응답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야특근 수당, 자녀 학자금 지원 등 대기업에선 보편화된 복지 프로그램이 여전히 중소기업 직장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다. 또 상당수는 식대와 유류비 지원 등 ‘밥’ 복지를 동호회 지원 등 ‘문화’ 복지 보다 우선한 것으로 보았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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