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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조선 불황기 ‘틈새시장 영역 확장’ 성공 발판 다졌죠

등록 2013-01-08 20:31수정 2013-01-09 08:47

2013년 첫 영업일인 2일 전남 영암의 대불산업단지에서 만난 ‘강소기업’ 반도호이스트크레인의 유동윤 대표(왼쪽 사진)와 신우산업 최홍식 대표(오른쪽)가 새해 각오를 다지며 웃고 있다.
2013년 첫 영업일인 2일 전남 영암의 대불산업단지에서 만난 ‘강소기업’ 반도호이스트크레인의 유동윤 대표(왼쪽 사진)와 신우산업 최홍식 대표(오른쪽)가 새해 각오를 다지며 웃고 있다.
강소기업을 찾아서
대불산단 반도호이스트크레인·신우산업
끝이 안 보이는 불황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 쪽의 어려움은 더하다. 하지만 착실히 기술력을 쌓아온 업체들은 기업가치를 새롭게 평가받고, 사업 확장 기회를 잡아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작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강소기업’들의 치열한 기술개발 및 시장개척 현장을 찾아본다.

지난 2일 오전 전남 영암의 대불산업단지. 2013년 새해 첫 영업일임에도 단지 안은 화물차도 드물고 한산했다.

운전대를 잡은 ‘반도호이스트크레인’의 강권희 상무는 “세계 조선 경기 침체로 이 동네도 한집 걸러 한집이 휘청거릴 정도”라고 말했다. 대불산단은 전체 입주기업 297곳 가운데 218개사가 조선 및 연관 산업에 속해 있어 이번 조선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단지에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 속에서도 새 사업 영역을 개발하고 실행에 옮겨온 기업들은 성장세에 박차를 가하며 분주한 새해를 맞고 있다. 국내 호이스트크레인 업계 1위 기업인 반도호이스트크레인과, 독자적인 요트 개발 및 판로 개척에 힘쓰고 있는 ‘신우산업’도 그런 예다. 둘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뽑은 중소기업 우수 일자리 ‘으뜸기업’이기도 하다.

반도는 ‘집토끼’인 크레인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산토끼’ 격인 신사업 확장을 벌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유동윤(50) 대표는 “2011년부터 나빠진 상황이 2014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불황기 전략을 올해 초부터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호이스트크레인은 무거운 자재 등을 옮기는 공장의 필수 설비 가운데 하나로 위아래로 들었다 내리는 ‘호이스트’와 수평으로 이동시키는 ‘크레인’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반도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크레인 분야 40년 전통의 기업으로, 이 설비를 쓰는 제조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다. 외환위기 때 주거래처였던 한보철강이 부도를 맞아 위기에 빠진 적이 있었지만, 당시 임직원이 우리사주 조합을 통해 경영권을 지켰고, 유동윤 대표가 2002년 인수해 10년째 경영을 해오고 있다.

크레인 등 자재운반 설비업체 ‘반도’
시장변화에 올초 불황기 전략 실행
해양플랜트용 설비로 사업 다각화
유동윤 대표 “올 500억 수주 목표”

유 대표는 “대형 조선업체들이 불황에 맞서 해양플랜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착안해 반도 역시 크레인 기술을 확대·접목시켜 플랜트 등에서 쓰일 적재·하역 기기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체 직원 170명 규모의 반도는 2010년 1030억원, 2011년 1198억원에 이어 지난해 1489억원의 매출(추정)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70억원가량은 플랜트용 설비 분야에서 거뒀다. 2011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8%로, 국내 중소제조업 평균(5.6%)보다 높다. 유 대표는 “올해 플랜트 관련 물량 500억원 수주를 달성해 사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반도가 ‘신중한 확장형’ 기업이라면, 신우산업은 ‘공격적 투자형’이다. 신우는 원래 배의 엔진을 감싸는 엔진룸 패키지 등 선박 구조물을 제조하는 기업이었다. 최홍식(55) 대표는 8년 전 해외 선박 박람회 등에서 요트를 접한 뒤, 새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세계 요트 시장 규모는 한해 600억달러(약 63조원) 안팎으로 추산하는데, 대형 선박과 맞먹습니다. 요트는 선주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업종이죠.”

직원 41명의 신우는 아직은 요트 분야에서 매출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09년 77억원, 2010년 72억원, 2011년 89억원의 매출이 모두 기존 사업 분야에서 나왔다. 2011년 영업이익률은 2.26%로 현재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5.4%로 중소기업 평균(3.4%)에 견줘 매우 높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 대표는 “베엠베(BMW) 하면 그 독특한 차체가 떠오르듯이 과시형 상품인 요트 역시 자체 디자인이 중요한데, 대학과 연계해 고유한 자체 디자인을 갖춘 요트를 제조한다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요트 등 해양레저 분야 진출 기업과 기관 등 39곳을 모아 2008년 산업단지공단이 꾸린 이 지역 ‘해양레저 미니클러스터’의 회장도 맡고 있다.

선박 구조물 제조업체 ‘신우’
선주 취향 맞춤형 요트시장 선택
축적된 디자인·기술력으로 승부
최홍식 대표 “올해 첫 수주 기대”

그는 “올해 2월을 시작으로 미국과 동남아에서 요트와 해양펜션용 선박 등의 첫 수주가 예정돼 있다. 국내에선 아직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레저문화 확산과 더불어 변화가 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쳤다. 현재 업계에서 추산하는 한국의 세계 요트시장 점유율은 0.02% 수준에 불과해, 대형 선박 건조 세계 최강국이라는 이름과 대조를 이룬다.

최 대표는 경영 애로 사항으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꼽았으며 이는 반도의 유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이 닥치자 대불산단 쪽 중소기업들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이 일괄적으로 막혀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가능성을 갖춘 기업들을 구분하는 혜안이 아쉽다”고 말했다.

영암/글·사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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