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제 영향은
국외생산 비중 늘면서 영향 감소
중소기업쪽은 충격 적지 않을듯
국외생산 비중 늘면서 영향 감소
중소기업쪽은 충격 적지 않을듯
엔화 약세는 세계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국외생산이 크게 늘고 제품경쟁력도 올라가면서 엔화 약세에 대한 민감도는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달러대비 원화가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2일 1112.5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3일 외환시장에서 1061.50원까지 내려갔다. 반면 엔화가치는 점점 떨어져 엔-달러 환율은 78.04엔에서 87.34엔까지 올랐다. 달러에 견줘 엔화는 약해지고 원화는 강해지니, 엔화 대비 원화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다. 원-100엔 환율은 같은 기간 1417.81원에서 1218.96원으로 내려갔다.
자국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외시장에 물건을 좀더 싸게 내다팔 수 있으니 다른 나라 제품과의 경쟁에서 유리해진다.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엔화 약세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 정도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난다.
대신증권은 이날 엔화 약세 관련 보고서에서 “조선업계는 한국 조선소의 원가경쟁력이 일본 조선소 대비 현격하게 높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고, 건설업계도 엔저로 인한 일본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는 매출의 5%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등 일본업체들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들은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현대차(-4.63%), 기아차(-3.02%), 현대모비스(-4.63%) 등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엔저’의 영향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단 환율 영향에서 자유로운 국외생산 비중이 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외에서 판매한 373만대 가운데 249만대(66.7%)를 국외에서 생산했다. 일본업체들의 제품력이 과거보다 떨어진 점도 한 요인이다. 전기전자(IT)업계의 경우 과거에는 엔화 약세에 민감했지만, 최근에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이미 제품경쟁력을 잃어 엔저 효과만으로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환위험 관리 능력이 낮고 여전히 가격경쟁력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 수출기업의 경우에는 엔화 약세 충격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선희 김진철 김경락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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