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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은퇴자는 일자리 찾고, 기업은 전문인력 도움받고

등록 2012-12-31 16:27수정 2012-12-31 16:29

헤리리뷰 인생 2막의 새로운 대안 ‘사회적기업’
강풀의 만화를 영화로 만든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면 우리나라 노인들의 생활상이 눈에 들어온다. 오토바이로 우유를 배달하는 김만석(이순재 분)과 폐지를 수거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송이뿐(윤소정 분), 치매 걸린 부인 순이(김수미 분)를 돌보며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는 장군봉(송재호 분)은 노년층의 일거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아내를 혼자 보낼 수 없었던 장군봉은 동반자살을 선택한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노인들의 자살률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영화 ‘그대를…’이 보여준 노인 현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는 노년층의 삶이 매우 불투명하고 불안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해 이들이 고용 및 창업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불안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나홀로 노인 가구 10가구 중 8가구가 빈곤상태인데, 이는 오이시디 평균의 2.5배로 비교대상 중 최고 수준이다. 국내 노인인구의 45.1%는 소득이 중위소득(총 가구 중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겨서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 최저임금에도 못미쳐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경험한 선진국들은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 은퇴자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사업들을 살펴보면 생계형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사회공헌 성격을 지닌 일자리 사업의 경우 참여 노인들의 소득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생활하는 데 필요한 소득을 주는 일자리라기보다 ‘시간 보내기’ ‘여가선용’ 등 또다른 복지의 측면에 그친다. 그래서 “실업률을 낮추려는 궁여지책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형편이다.

서울시노인취업센터 실버바리스타 훈련과정 수료생들이 음료 제조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윤운식 기자
서울시노인취업센터 실버바리스타 훈련과정 수료생들이 음료 제조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윤운식 기자

정부, 베이비붐 세대 고용기업 자금 지원 확대
주목할 만한 것은 사회적기업이 노년층이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은퇴한 전문 인력은 일자리를 찾고, 경영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회적기업은 전문인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인건비를 지원해온 고용노동부도 인증 사회적기업이 만 55살 이상의 전문인력을 고용하면 1명에 한해 월 200만원까지 3년간 지원해 왔으며, 2013년부터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확대하여 전문인력 1명을 최대 2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전문 분야의 경험이 많은 베이비붐 세대의 취업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는 대부분 인력을 노년층으로 고용하는 ‘고령자친화형 전문기업’ 지원 사업을 시행중이다. 고령자친화형 전문기업은 고령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사업분야를 갖고, 근로자의 대부분을 고령자로 채용하는 기업을 말한다. 공모를 통해 지정하며 선정된 기업은 최대 3억원까지 시설비, 운영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사회공헌형과 시장진입형 등의 유형으로 진행되고 있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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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노년층 사회공헌활동 지원
민간에서는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행복설계아카데미’라는 교육을 기반으로 중고령 노년층의 사회공헌 활동을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기관 등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해피시니어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활동적인 노년층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기관 등의 역량 강화와 사회적 경제활동에 참여해 경험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고려하여 2013년 예산안에 ‘중장년 재도약 일자리 사업’(1만명, 298억원)을 도입하고, 140억원을 들여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25곳을 새로 설치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재 최대 2억원까지인 귀농농지 구입자금 융자 대상을 귀농인에서 퇴직예정 예비 귀농인으로 확대하는 등 귀농·귀촌 지원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서울 인생 이모작 지원센터’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인 49살부터 57살, 예비 노인인 55살부터 64살까지 중장년의 재취업과 사회공헌, 창업 등을 도울 예정이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gobo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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