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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앞문엔 ‘프랜차이즈’ 뒷문엔 ‘재벌빵집’
사면초가 동네빵집 협동조합이 살릴까

등록 2012-12-30 20:50수정 2012-12-30 21:30

2012 경제현안 리뷰
- 골목상권 침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첫 상견례 자리에서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침범하는 것은 자제됐으면 한다. 서민 업종까지 재벌 2·3세가 끼어드는 것은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벌 자녀들이 진출한 대표 업종이었던 제과·제빵업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올해 벽두에 “재벌 2·3세 본인들은 취미로 할지 모르지만, 빵집을 하는 입장에선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2012년을 관통한 경제민주화 이슈의 중심에 재벌 빵집과 동네 빵집이 있었다.

재벌 빵집은 대기업의 서민 상권 침투에 대한 범사회적 관심을 처음으로 끌어모으며 ‘골목 상권 지키기’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빵 뒤에 순대, 떡볶이, 피자, 자동차 정비 등 각종 업종들에 대한 대기업의 ‘지네발식 확장’에 대한 성토가 뒤따랐다.

빵집 문제는 먼저 재벌가 딸들이 손을 댄 베이커리 브랜드들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아티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맏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오젠’,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의 ‘포숑’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각 그룹은 해당 브랜드를 팔거나 문을 닫았다.

그렇다고 재벌그룹들이 제빵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 롯데는 지금도 제빵 계열사인 롯데브랑제리를 통해 롯데마트 등에서 100여개 자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신세계에스브이엔(SVN)을 통해 이마트와 백화점 등에 11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특히 신세계에스브이엔은 그룹의 부당지원 사실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공정위 적발 뒤 소유한 이 회사 지분 40%를 모두 소각 방식으로 정리하겠다고 공시했다. 홈플러스는 6월 호텔신라로부터 지분을 모두 사들인 ‘아티제 블랑제리’를 130여개 매장에서 운영중이다.

동네 빵집들은 재벌 빵집도 문제이지만, 코앞에 들이닥친 에스피시(SPC)의 ‘파리바게뜨’, 씨제이(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을 더 위협적인 존재로 꼽는다. 중소기업청 집계를 보면, 2008년 8153개였던 동네 빵집 수는 2011년 5184개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 가맹점 빵집은 3572개에서 5290개로 늘어나며 동네 빵집을 앞질렀다.

동네 빵집을 대변하는 대한제과협회는 “대기업 가맹본부에서 각종 회유로 동네 빵집에 가맹점 전환을 압박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논란이 일자, 씨제이푸드빌은 자체적으로 가맹점 확장 자제를 선언하기도 했다.

제과·제빵은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반위는 올해 안에 대기업의 진입 자제 등을 권고하는 적합업종의 서비스 분야 업종을 지정·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동네 빵집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내년으로 미뤘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대한 규제는 영세 점주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다른 품목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제빵 역시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에 대한 규제와 함께 동네 빵집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하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올해 12월 발효된 협동조합기본법을 토대로 조합을 꾸려 원재료를 공동구매하고 새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대안이 거론된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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