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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최정예 기능장이 고교생들 멘토로…‘산업 꿈나무’ 육성

등록 2012-12-21 10:56

[기업특집] 사회공헌 경영
현대중공업
현대중 기능장회 3년째 재능기부
마이스터고 찾아 기술·노하우 전수
학생들 자격증 취득·취업에 도움

“회사 소식지에만 조금 낸다고 해서 응했는데, 이렇게 신문사에서도 연락이 오니 부담스럽네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김연동(46)씨는 자신의 봉사활동에 대해 묻자 쑥스러워했다. “사실 저도 도움을 받는 게 많습니다. 어린 친구들과 있다 보니 직장내 젊은 직원들하고 소통할 때도 도움이 되고. 제일 좋은 것은 우리 아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연동씨는 조선업에서만 25년을 일한 베테랑 기능인이다. 최근엔 한국 조선소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심해 석유자원 시추 선박 ‘드릴십’ 건조 과정 가운데 한 부분의 생산관리를 맡고 있다. 그가 요즘 재미에 빠진 것은 현대중공업 기능장회에서 3년째 하고 있는 봉사활동이다. 지역의 고등학교를 찾아 방과후에 학생들에게 그가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전에는 조선소 기술자한테는 딸도 시집 안 보낸다고 했었죠. 하지만 이젠 기술자가 우대를 받고 학생들이 열심히 하려는 것이 대견해, 이젠 내가 먼저 배운 선배 입장에서 기술을 사회에 환원해 후배를 육성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달엔 퇴근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매주 2번씩 울산마이스터고등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용접 기술 등을 전수했다. 방과후 저녁 7시30분부터 두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수업은 자신이 가진 기술이 선박이 아닌 학생의 재능을 ‘만든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그는 말했다.

김씨는 울산마이스터고 학생들과 ‘멘토링’도 맺었다. “저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부모와 얘기하기 어려울 때가 오히려 많잖아요. 아들보다 어린 친구들이지만 멘토링을 하면서 형처럼 다가가니까 대화하기도 편하고, 기술 전수하는 것도 더 쉽더라구요.”

기능장회를 이끌고 있는 문과선 회장도 “요즘 애들이라고 해서 반항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밥도 먹고 그러면서 나중에 직장생활 할 때 도움이 되는 얘기들을 해주곤 합니다”라며 웃었다.

지난해엔 이렇게 가르친 학생들이 자격증을 많이 따면서 보람도 컸다고 한다. 현대중공업 기능장회는 기술전수를 받은 학생들이 용접기능사·특수용접사 자격증을 취득해, 올해 포스코·한국동서발전 등에 취업했다고 소개했다. 문과선 기능장회 회장은 “국가 기간산업의 기술자를 육성하는 일이기 때문에 저희도 아무나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은 아닙니다. 기능장회 회원 427명 가운데 사회봉사 경력이 많은 사람, 국가자격증 시험 감독위원 경험이 있는 사람 등 열의가 있는 60명만 선별해서 봉사활동을 합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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