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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해외채권펀드, 내년에도 인기몰이 할까

등록 2012-12-09 20:32

올해 해외채권형 수익률 12.39%
내년에는 올해만큼 기대 힘들어
경기침체 계속땐 투자대안 유효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채권의 시대였다. 주식 등 다른 금융상품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 채권투자는 ‘작은 붐(호황)’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수익률이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저금리 시대 대안으로 해외채권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증권사들은 내년에도 해외채권을 주요 투자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만큼의 수익률은 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국내주식형 펀드(이하 ETF 제외, 공모펀드 기준)에서는 4조6974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해외주식형에서도 3조748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반면 해외채권형으로는 2조7460억원이 유입됐고, 국내채권형으로도 1조3594억원이 들어왔다. 수익률도 해외채권형 펀드가 가장 높았다. 해외채권형은 12.39%, 해외주식형은 8.52%, 국내주식형은 5.05%, 국내채권형은 4.69%의 수익률을 각각 보였다.

12% 수익률은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성에 안 차는 수준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불확실하고 예금금리도 3%대에 불과한 시절에는 꽤 만족스러운 수익률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채권은 성격상 주식처럼 크게 손해를 볼 가능성도 적다. 증권사나 은행에서 광고하듯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셈이다.

올해 해외채권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낸 것은 투자환경이 채권에 아주 유리했기 때문이다. 채권투자 수익은 크게 두가지로 결정된다. 첫째 채권의 발행금리다. 1년만기 채권의 발행금리가 연 5%라면 1년 동안 보유할 경우 5%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둘째는 매매차익이다. 만기 전이라도 채권을 사고팔 수 있는데 이때 자신이 샀을 때보다 가격이 올랐다면 그만큼 이익이다. 채권가격은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반대로 올라간다.

올해는 이 두가지 요인이 모두 좋았던 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금리가 폭락했지만 2010~2011년 경기가 반짝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 초에는 채권 발행금리가 상당히 올라간 상태였다. 하지만 올해 봄부터는 세계경제가 다시 하강하면서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졌고 따라서 채권 매매차익이 커질 수 있었다. 특히 브라질 등 신흥국 국채나 선진국의 하이일드채권(투기등급 채권)은 발행금리가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높다. 발행금리가 10% 안팎인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 매매차익까지 더해지니 15%가 넘는 고수익을 낸 것이다.

내년에도 이런 수익률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한 외국계은행 채권딜러는 “선진국이나 신흥국 모두 금리가 더 내리기 힘든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인데다, 경기도 현재가 바닥일 가능성이 많아서 내년에는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에서 말한 두가지 조건이 모두 올해보다는 안 좋다는 의미다. 그는 “지금 해외채권에 투자한다면 예금금리 플러스 1~2% 정도 수익률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한국법인 사장도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우리의 해외채권펀드가 18~19%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에서 최근 해외채권펀드 대신 ‘인컴펀드’를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마이클 리드 사장은 “내년초 피델리티가 출시할 상품은 ‘주식형인컴펀드’로, 채권과 고배당 주식, 리츠 등에 투자해 일정기간마다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펀드”라고 밝혔다. 채권 수익이 낮아질 것에 대비해 주식 등을 혼합한 펀드를 새로 내놓은 것이다.

내년 경기가 올해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해외채권펀드는 여전히 괜찮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신흥국채권이나 하이일드채권은 높은 발행금리 때문에 일단 기본 수익률은 확보할 수 있는데다, 추가로 채권가격이 내려갈(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과 경기침체 가속화에 따른 신흥국채권·투기등급채권의 변동성 리스크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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