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명 모여 대기업빵집 규탄
“바로옆 건물에 점포 내거나
프랜차이즈 전환하라 강요도
동네빵집도 거리제한 포함을”
“바로옆 건물에 점포 내거나
프랜차이즈 전환하라 강요도
동네빵집도 거리제한 포함을”
“절친한 친구 둘 중 한명은 10년간 운영하던 점포 옆에 파리바게뜨가 들어와서 문을 닫고 시골로 내려가 배를 타고 있다. 그나마 배 타는 건 다행이다. 다른 한 친구는 30년 동안 충북 청주 번화가에서 빵집을 운영했는데 대기업 빵집의 회유에 못이겨 가게를 판 뒤 지금은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나병일 대한제과협회 충북지회장)
전국의 동네빵집 사장 200여명이 5일 빵집 문을 닫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회견장에 모였다. 나 지회장이 울음을 삼키며 사연을 소개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졌다. 대한제과협회가 연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규탄 회견’에 참석해 사연을 전한 이와 듣는 이들 모두 “기술을 가지고도 쫓겨나는 상황에서 경제민주화는 먼 얘기”라고 입을 모았다.
제주도에서 다른 빵집 대표 10명과 함께 이날 서울에 올라온 박병인(54)씨도 분통을 터뜨렸다. “17살에 제빵 기술을 배워 50이 넘도록 이 일을 해왔다. 그런데 한 건물 바로 옆에 대기업 빵집이 들어선다고 한다. 제주시청 등에 알아보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 자포자기한 상태다.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
이들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에스피시(SPC)와 ‘뚜레주르’를 운영하는 씨제이(CJ)푸드빌 등 대형 빵집 프랜차이즈들이 급속하게 늘면서 기존 제과기술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프랜차이즈 전환을 권하면서 거부하면 빵집의 건물주를 통해 압박하는 등 불공정 행위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제과협회가 집계한 동네빵집의 숫자는 2007년 8034개에서 지난해 5184개로 34% 줄었으며, 같은 기간 프랜차이즈 빵집은 3489개에서 5290개로 150% 가량 급증했다.
협회는 회견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빵집 사이 거리 500m 제한 기준에 동네 빵집을 포함시킬 것과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의 진출 등을 제한하는 ‘서비스 적합업종’ 선정에 빵집을 포함시킬 것 등을 요구했다. 현행 공정위가 제시한 기준은 같은 프랜차이즈 점포들 사이의 거리만 제한하고 있다. 에스피시 쪽은 “협회와 상생을 위한 협의에 응하며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협회 쪽에서 거부했다. 또 개인빵집에 일방적인 상호 변경 요구를 일체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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