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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벤처도 모바일·자동차 전성시대

등록 2012-11-26 20:19수정 2012-11-26 21:07

중소기업청, 전수조사 보니
기계·자동차·IT 기업 비중 늘고
에너지·의료·정밀 분야는 줄어

총 업체 2만6천여곳…4년새 2배
50·60대 CEO 증가율 두드러져
베이비붐 세대 창업 분위기 반영
‘전·차’ 주도, 탈수도권, 베이비붐 세대 창업. ‘제2의 붐’을 꿈꾸는 최근 벤처업계의 경향을 요약하는 세가지 열쇳말이다.

중소기업청은 2034개 표본 기업과 전수조사를 병행해 집계한 ‘2012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를 26일 밝혔다. 조사 내용을 보면, 2011년 전체 벤처기업 수는 2만6148개로 2007년(1만4015개)과 비교해 4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2만4645개에 비해선 6.1% 늘었다.

이들 회사를 8대 업종으로 구분해 보면 ‘기계·자동차’와 ‘정보통신·방송서비스’ 분야만 비중이 늘었다. 기계·자동차 분야는 2010년 23.4%에서 지난해 33.5%로 커졌다. 정보통신 분야도 같은 기간 2.1%에서 5.4%로 높아졌다. 반면 대표적 벤처업종인 ‘에너지·의료·정밀’ 분야와 ‘소프트웨어개발’ 분야는 각각 3.7%포인트씩 줄었다. 다른 업종도 모두 비중이 감소했다.

중소기업청은 이에 대해 “자유무역협정(FTA), 도요타 리콜 사태 등으로 호황을 맞은 자동차 산업과 급성장한 모바일 분야에 벤처기업 창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아래서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이른바 ‘전·차 군단’ 중심의 경제 성장이 벤처업계에도 반영된 셈이다. 단, 전자의 하드웨어 쪽인 ‘전자부품’ 분야 비중은 2.7%포인트 감소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은 콘텐츠 방면으로 벤처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보면 지역의 벤처 창업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눈에 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 회사를 합한 ‘수도권’ 벤처기업의 비중은 2007년 60.9%에서 지난해 56.6%로 감소했다. 그만큼 지역의 비중은 커졌다.

창업자의 연령대를 보면 50·60대 증가율이 두드러져 본격적인 퇴직 시기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시장 이주 분위기를 반영했다. 2011년 50·60대 비율은 33%로 지난해(31.3%)에 비해 1.7%포인트 늘었고 2007년에 비하면 8.5%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면 20·30대 창업 비중은 20% 안팎의 정체를 보여 1차 벤처 붐이 일었던 2000년(54.5%)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았다.

경기 침체는 벤처업계도 비켜가지 않았지만, 일반 기업들에 비하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매출은 70억3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3.9% 증가했다. 전년(22.4%)에 비해 떨어졌지만, 일반 중소기업(10.6%)이나 대기업(13.1%)보다 높았다. 순이익률은 2.7%로 중소기업(1.6%)보다는 높았지만 대기업(3.3%)에 비해 떨어졌다. 벤처기업군 전체의 매출액 총합은 183조원으로 재벌 그룹사와 비교하면 1위인 삼성그룹 225조원과 2위 에스케이(SK) 154조원 사이 규모였다.

벤처기업 평균 고용인원은 25.5명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일반 중소기업(3.9명)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높다. 또 매출액 대비 기술개발(R&D) 투자는 2.7%로 대기업(1.1%)의 2배, 중소기업(0.6%)의 4.5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은 “악화된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은 기술개발, 고용창출 면에서 다른 기업군보다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민간 벤처캐피털 투자 유도와 재도전 안전망을 확충해 보다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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