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9일(현지시각) 가동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브라질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피라시카바시 139만㎡ 부지에
연 15만대 생산 완성차공장 지어
세계 4대 자동차시장 브라질서
관세부담 덜어 가격경쟁력 확보
소형차 HB20 남미공략 거점으로
연 15만대 생산 완성차공장 지어
세계 4대 자동차시장 브라질서
관세부담 덜어 가격경쟁력 확보
소형차 HB20 남미공략 거점으로
브라질 사탕수수밭이 연산 15만대 규모의 최신식 자동차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차로 2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피라시카바시에서 9일(현지시각) 연산 15만대 규모의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139만㎡ 규모의 이 공장에 현대차는 총 7억달러(우리돈 약 7600억원)를 쏟아부었다. 브라질 전략 소형차 ‘에이치비(HB)20’의 생산을 시작으로 앞으로 현대차의 남미 시장 공략 전초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 바르자스 네그리 피라시카바 시장, 구본우 주브라질 대사 등 5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몽구 회장은 “브라질 고객을 위해 특별히 에이치비20을 생산한다. 동반 진출한 협력사와 함께 5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브라질 공장의 완공은 현대차가 주요 시장에 모두 생산기지를 갖췄음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현지 생산-현지 판매 구축에 속도를 냈다. 현재 북미(미국), 유럽(체코·러시아)·아시아(중국·터키) 등에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브라질 등 남미 시장은 세계 완성차 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서도 성장을 거듭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시장 축소에 허덕이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오아시스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남미 시장의 대표 격인 브라질의 경우 2006년부터 매년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를 차례로 밀어내며 2010년엔 독일까지 누르고 완성차 판매량 부문 세계 4위 국가에 올라섰다.
특히 현대차의 현지 생산 기지가 주로 성장세가 높은 브릭스 시장에 몰려 있는 것도 특징이다. 브라질 공장을 포함해 모두 브릭스 시장 생산 규모는 연간 생산 265만대 수준인 현대차 전체의 국외 생산량 가운데 73.6%인 195만대가 됐다. 미국과 유럽 등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힘든 오래된 시장보다, 날로 ‘파이가 커져’ 경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신흥시장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된 셈이다.
그중에서도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내수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특히 브라질 자동차 시장은 소형과 준중형 세그먼트가 전체 승용차 판매량 가운데 60%를 차지하고 있어, 현대차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준중형급 자동차의 선전이 기대된다. 현지 생산을 통해 기존 수입 완성차에 부과되던 최대 35%의 관세 부담도 덜어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이제 현대차의 숙제는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는 경쟁 자동차회사들의 견제를 극복하는 일이다.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과장 연비’ 논란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해야 하는 커다란 과제도 아울러 안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5위(판매량 기준) 회사에 오름에 따라 경쟁 업체들의 견제가 좀더 심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이날 연비 논란에 대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남양연구소가 더 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본격적인 품질 경쟁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커가고 있는 브라질 시장에서 시작됐다.
피라시카바시/이완 기자 wani@hani.co.kr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이 브라질 현대차 공장 완공을 알리는 기념 레버를 당기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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