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통화 약세 유지 위한 몸부림에
‘원화 약세 정책’ 엠비정권도 교체기
내년 ‘1달러=1000원’까지 내려갈 수도
‘원화 약세 정책’ 엠비정권도 교체기
내년 ‘1달러=1000원’까지 내려갈 수도
원-달러 환율 1100원 아래로
25일 원-달러환율이 13개월 만에 1100원을 하향 돌파했다. 선진국들의 통화완화 정책(돈풀기)으로 인한 달러 약세, 외국인 자금 유입 등 외부요인에 이명박 정부 임기가 끝나는 데 따른 내부 정책 변화까지 겹치면서 원화강세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달러=1000원’ 시대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 밖으로는 선진국 돈풀기, 안으로는 정책 변화 참여정부 시절 말기 90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환율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다시 1000원대로 올라섰고, 2008년 말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150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 뒤 꾸준하게 하락하긴 했지만 1100원 아래로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원-달러환율이 지난해 4~9월 1100원 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1050원은 뚫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내외 환경이 모두 원화강세 쪽에 유리한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소위 ‘통화전쟁’, ‘환율전쟁’이라고 불리는 선진국들의 통화완화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이 서로 자기 나라 통화를 약세로 유지하기 위해 돈을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이 민간부분과 정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늘려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반면 중국과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위안화, 원화 약세를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도 달러약세 요인이다.
내부적인 압력도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 대기업들만 수혜를 입었다”는 사회적 비판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의 후보들이 모두 내수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향후 정책의 방향성은 원화가 절상됐던 2003~2006년과 비슷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경팔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다음달 6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눈치’를 봐야 한다는 점도 당국의 시장개입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 1050원은 대세…1000원 전망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원-달러환율이 1050원까지는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철 연구원은 “현재 물가수준과 무역가중치를 고려한 적정환율을 1달러=1000원 정도라고 볼 때, 원화가 고평가(1000원 이하)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중립 수준(1000원)까지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까지 돈을 풀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약세(원화강세)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긴 힘들다”면서도 “원-달러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해 2013년 말에는 1050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심각해지거나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에는 원화강세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
원화강세는 수출기업들의 수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국내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이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유승민 연구원은 “그동안 수출기업들이 높은 환율 덕분에 ‘플러스알파’ 이익을 얻었던 게 사실”이라며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이런 ‘환율효과’가 사라지면서 핵심경쟁력이 없는 수출기업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들의 수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내 물가안정에는 기여하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 유승민 연구원은 “그동안 수출기업들이 환율 덕분에 ‘플러스 알파’ 이익을 얻었던 게 사실”이라며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경쟁력 없는 수출기업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기자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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