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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그림자 금융’ 1268조원

등록 2012-10-25 18:57

최근 4년간 한해 평균 11.8% 급증…규제 체계 정비해야
우리나라 ‘섀도 뱅킹’(그림자금융 또는 유사은행) 규모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더욱 급속하게 늘어나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는 추정이 나왔다. 섀도 뱅킹이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감시 및 규제체계의 정비가 시급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우리나라 섀도 뱅킹 현황과 잠재리스크 분석’ 보고서를 보면, 광의 기준으로 국내 섀도 뱅킹 규모는 2011년 말 현재 1268조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자산(2485조원)의 51%, 국내총생산 대비로는 102.3%에 이르는 규모다. 섀도 뱅킹이란 전통적인 은행의 신용중개시스템 밖에 있는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을 총칭하는 것으로, 실제로 신용중개기능을 수행하는데도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아 시스템적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영역이다. 국내 섀도 뱅킹 규모를 운용기관별로 나눠보면 자산운용회사와 종합금융회사와 같은 ‘집합투자기구’가 344조원으로 가장 많고, 증권회사 279조원, 은행과 보험사 신탁계정 216조원, 카드사와 할부금융회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147조원, 등록 대부업체와 자산유동화회사가 합쳐서 76조원 등이다.

국내 섀도 뱅킹의 규모는 금융선진국과 비교할 때 아직 적은 수준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미국의 섀도 뱅킹 규모는 160.1%(2010년 기준), 유로지역은 175.4%를 차지한다. 문제는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데 있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규제 강화로 섀도 뱅킹이 축소되고 있지만, 2007∼2010년 한국의 섀도 뱅킹 연평균 성장률은 11.8%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2.4%), 일본(-6.6%), 영국(-2.0%)은 섀도 뱅킹 시장이 되레 축소됐고 유로지역은 연평균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은 보고서는 “증권 및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국내 섀도우 뱅킹의 유동성과 자본적정성은 은행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면서도 “거래내용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 규제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섀도 뱅킹의 신용증가율이 경기 회복·상승기에는 예금취급기관을 웃돌지만 경기 둔화·하강기에는 크게 밑도는 등 경기 민감도가 높은 것도 유의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섀도 뱅킹 확대가 그만큼 경기 변동성을 높인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섀도 뱅킹이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건전성 악화시 다른 부문으로 위험을 전이할 가능성이 높은 부문과 금융권역간 연계거래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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