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의원, 국감서 자료공개
지난 10년간 축산경영자금 받아
연리 0~4% 불과…법인세 감면도
지난 10년간 축산경영자금 받아
연리 0~4% 불과…법인세 감면도
매출 3조원대의 축산재벌인 하림이 지난 10년 동안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무려 2000억원을 웃도는 특혜성 저리 자금을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하림은 농가와의 상생을 위해 공급받은 자금을 자기 계열사 인수 등의 몸집 부풀리기에 집중 투입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4일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농식품부 자료를 보면, 하림은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2016억원의 축산경영종합자금을 지원받았다. 축산업 계열화 및 계열농가와의 상생을 지원하는 이 자금의 금리는 연 0~4%에 불과하다. 하림의 계열사 중 농업회사법인 형태인 19곳은 법인세도 전액 감면받았다. 하림은 지난해 3조1000억원의 매출과 2000억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4개 지주회사와 58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축산기업이다.
특혜성 저리 자금을 지원받은 하림이 공격적인 증자, 인수합병, 상호출자를 통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선 사실도 확인됐다. 2001년 한국농수산방송(현 농수산홈쇼핑)을 시작으로 올품, 선진, 대상팜스코 등 2008년까지 11개의 굵직한 축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해, 닭·오리·돼지·한우 사육에서 사료·가공·유통 등 축산업의 모든 영역을 망라한 축산재벌로 급성장했다.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본금 20억원짜리 중소기업인 한국썸벧 판매를 통한 복잡한 순환출자 방식으로 58개 전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4개 지주회사 및 3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하림이 농식품부의 특혜성 지원을 받아 축산재벌로 성장하는 동안 하림에 닭고기를 공급하는 생산농가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했다”며 “정부의 축산경영지원자금은 협동조합형 계열화 업체를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할 것”이라고 농식품부의 하림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하림 계열농가들의 모임인 하림농가협의회의 오세진 회장은 “하림은 막대한 저리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하림과 거래하는 350여 계열농가들의 수익성은 최악”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지난 4일에는 하림 계열농가를 비롯한 전국의 양계농가 1000여명이 서울역 광장에 모여 ‘하림의 닭고기 수입’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하림은 “평균 3.58%의 금리로 정부 자금을 적법하게 공급받아 농가소득 향상 및 축산업 발전에 효율적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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