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로 세계를 매료시킨 싸이가 광고 업계에서도 각종 불문율을 깨며 화제를 낳고 있다.
농심은 지난 11일 오후 유튜브에 공개한 싸이의 자작 ‘신라면 먹는 동영상’이 공개 나흘만에 조회수가 80만건을 넘어섰다고 15일 밝혔다. 농심은 “공개 하루만에 30만건을 넘었고 100만건 돌파도 시간문제”라며 “동영상에 영어자막을 넣어 외국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흥행 기대감을 보였다.
이 동영상은 광고계 상식과 어긋나는 독특한 제작 사연이 화제가 됐다. 농심은 애초 광고 모델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싸이에게 ‘새우깡’ 모델을 제안했다. 하지만 싸이는 평소 자신이 즐겨먹는 ‘신라면’ 광고를 찍고 싶다고 농심 쪽에 역제안을 하면서 직접 신라면컵을 먹는 3분 분량의 동영상을 제작해 농심 쪽에 보냈다. 싸이는 영상 속에서 “평소 신라면을 맛있게 먹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신라면은 이렇게 딱 4번 입으로 불고 먹는 게 가장 맛있다”라며 “제가 제대로 신라면을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모델로) 써달라”라고 입담을 과시했다.
농심은 싸이의 요구대로 그를 ‘신라면블랙컵’ 모델로 확정했다. 또 처음 미주지역 모델로만 활용하려던 계획도 그의 제안에 따라 한국까지 확장시켰다. 농심 이대진 제품마케팅부문장은 “연예인이 직접 영상으로 광고모델 제안을 하는 것 자체가 싸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싸이는 주류 광고 시장의 불문율도 깨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싸이와 소주 ‘참이슬’과 맥주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계약 협상을 동시에 진행중이다. 이민정, 이효리, 하지원, 구혜선 등 여자 연예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소주 광고에 남자 모델 기용을 고려하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소주·맥주 브랜드의 광고에 한 모델을 동시에 쓰는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영목 하이트진로 상무는 “참이슬의 미국·유럽시장 진출과 드라이피니시d의 젊은층 클럽·파티문화 공략 효과를 동시에 줄 모델은 싸이 말고는 없지 않느냐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지난해 11월까지 1년6개월 동안 싸이를 ‘카스’ 전속모델로 썼던 오비맥주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을 통탄하게 됐다. 경쟁사의 모델로 활동한 경우 1년 정도 이미지 희석 기간을 둔 뒤 영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런 관행도 이번 하이트진로 협상에서 깨질 전망이다. 씨제이(CJ)제일제당의 숙취해소음료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싸이가 술 광고까지 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싸이는 이밖에 엘지(LG)유플러스, 삼성전자 등 10여곳과 광고 계약을 맺은 상태다. 특히 가장 수혜를 본 기업은 싸이가 월드스타로 부상하기 전인 지난 5월 1년치 계약을 맺은 놀부NBG가 꼽힌다. 놀부는 자사의 부대찌게 외식 사업 등에 싸이를 광고모델로 쓰고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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