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간 부채비율 양극화 심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0대 재벌그룹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면서 부채총액이 10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위그룹인 삼성·현대차·에스케이(SK) 등은 부채비율이 오히려 감소한 반면, 웅진·동부·동양 등은 부채비율이 높아져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8일 재벌닷컴이 분석한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30대 재벌그룹의 2009~2011 회계연도 기준 재무현황 자료(금융계열사 포함)를 보면 지난해말 현재 부채총액은 994조2000억원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221조9000억원(28.7%)이 증가해 1000조원에 근접했다.
이들 가운데 두산·금호·현대백화점·케이씨씨(KCC)를 제외한 26개 그룹은 모두 계열사 숫자가 늘었으며, 부채규모도 금호와 한진중공업을 제외한 28개 그룹이 증가했다. 부채규모 증가는 인수합병 등으로 계열사가 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입금을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그룹간에 양극화 현상이 뚜렸했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눠 100을 곱한 숫자로, 일반적으로 200% 아래면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의 경우 2009년 부채비율이 162.3%였는데 2011년에는 138.0%로 줄었다. 현대차는 126.9%에서 123.3%로, 에스케이(SK)는 122.6%에서 103.2%로 감소했다.
반면 부채비율이 증가한 15개 그룹 가운데 8개 그룹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섰다. 웅진·한진·동부·현대·효성·동양·미래에셋·한화 등 8개 그룹은 애초 높았던 부채비율이 2년간 더 높아졌다. 특히 웅진은 2009년 130%였던 부채비율이 2년만에 217.6%로 급증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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