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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간 한국은행을 퇴직한 고위 임직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한은의 감독대상 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2009년~2012년) 한은에서 퇴임한 고위(2급 이상) 임직원 14명 가운데 7명이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정한 ‘퇴직공직자 취업제한대상 사기업체’에 재취업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공직자는 퇴직일로부터 2년이 지날 때까지 퇴직 전 5년간 맡은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 심사·승인을 거친 경우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윤아무개 부총재보는 하나에스케이(SK)카드 감사로, 김아무개 부총재보는 서울외국환중개 사장(2009년)으로 채용됐다. 남아무개 감사는 에스케이(SK)주식회사 사외이사, 이아무개 부총재보는 에스씨(SC)제일은행 사외이사, 박아무개 금통위원은 삼성생명·에스케이(SK)가스 사외이사, 장아무개 부총재보는 서울외국환중개 사장(2012년), 안아무개 연구조정역은 비앤피(BNP)파리바 고문 자리를 얻었다. 한은은 이들 모두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적법한 인사라고 밝혔다.
취업제한대상 기업에 해당하지 않는 7명 중 4명도 금융결제원 원장, 한국투자공사 리스크관리본부장, 주택금융공사 부사장,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 관계기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머지 3명은 국제기구와 국내 대학교에 취업했다.
이들의 취업이 현행법상 적법하긴 하지만, 지난해 한은법 개정으로 한은의 금융회사 조사·감독권한이 강화된 상황에서 좀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재취업이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의 유착과 청탁·로비의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 때도 금융감독원 퇴직임원의 관계기관으로의 ‘낙하산 인사’ 관행이 감독실패의 한 원인으로 거론됐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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