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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차와는 웃으며 헤어졌는데 삼성은…”

등록 2012-09-25 20:43수정 2012-09-26 15:05

헤르만 캐스 한국로버트보쉬 사장
헤르만 캐스 한국로버트보쉬 사장
독일 전동공구기업 보쉬 사장
“올 연말 대전공장 증설
현대차와 25년 합작 마무리
삼성SDI와는 4년만에 이혼”
“현대자동차와는 문제 없었지만, 삼성과는 (허니문이) 짧았다.”

헤르만 케스(사진) 한국로버트보쉬 사장이 최근 연이은 한국 기업과의 합작법인 청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케스 사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결혼에 비유해서 두 합작사와의 결별을 설명했다. “현대와 합작한 케피코는 25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결별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삼성과 배터리사업 합작은 약간 다르다. 서로 환하게 웃으면서 시작했지만 웃음은 사라지고 문화적 시각적 차이가 드러났다.”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및 전동공구 생산기업인 보쉬는 올해 초 현대차에 케피코 지분을 매각하며 합작을 정리했다. 이어 이달 초엔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손을 잡은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인 에스비(SB)리모티브 합작도 4년여 만에 종료했다. 그간 시장에선 보쉬와 이들 기업이 의사소통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는 관측은 나왔지만, 당사자 스스로 결별 이유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스 사장은 “이혼 전에 약간의 의견충돌은 있었지만 심각하지 않았고, 느슨한 관계로 협력해 서로 성장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스 사장은 전장부품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각각 현대차와 삼성과의 협력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쉬 역시 현대차와 합작을 종료하면서 가솔린 부문에서 독자적인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운신의 폭이 생겼다”고 말했다. 보쉬는 이날 대전공장을 증설해 가솔린엔진 직접분사 부품 등을 생산해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20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기술 영역뿐만 아니라 산업 기술 전반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케스 사장은 “베트남보다 한국이 인건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현지 시장에서 제품을 팔기 위해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쉬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2000억원을 자동차 기술 영역 외 산업 기술 전반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한국 내 보쉬는 지난해 전년 대비 14% 성장한 총 2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케스 사장은 “한국 내에서 혁신을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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