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
준중형차급 시장에 도전장
세련된 디자인으로 차별화
텔레매틱스 서비스 등 눈길
“내년엔 국내외 41만대 판매”
세련된 디자인으로 차별화
텔레매틱스 서비스 등 눈길
“내년엔 국내외 41만대 판매”
눈이 안좋은 아버지는 내비게이션 조작을 어려워하셨다. 키패드의 글자가 너무나 작았다. 반대로 성질 급한 어머니는 운전중 내비게이션을 조작했다. 위험천만이지만 갓길에 멈추느니 어머니는 그대로 달리길 선택했다. 그럴때마다 생각이 났던 건, 예전 한 휴대전화 광고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우리집’ 이었다. 차가 ‘우리집’만 알아들으면 어머니는 더 편리하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아자동차가 새차 케이(K)3를 내놓으며 동급 최초로 차세대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유보(UVO) 장치를 달았다. 우리집을 외치면 자동으로 목적지가 설정되는 것에 이르진 않았지만, 룸미러에 달린 유보 버튼을 누르면 콜센터로 연결된다. 목적지를 말하면 콜센터는 차의 내비게이션과 통신을 해 운전자 조작 없이 경로를 설정해준다. 기아차 쪽은 유보를 통해 길 찾기 뿐만 아니라 날씨 안내 등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보가 혁신적인 기술로 자리매김한다면, 기아차도 사실 유보에게 물어보고 싶지 않을까. 케이3가 ‘형님 차’인 현대차 아반떼가 압도하고 있는 준중형급 시장에서 얼마나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말이다.
■ 엔진 보다 디자인 케이3의 승부처는 유보에서 보듯 엔진보다 디자인과 편의사양 쪽이다. 아반떼에 이미 탑재된 1.6 지디아이(GDI)엔진을 함께 쓰기 때문에 달리기 성능은 아반떼와 다를 바 없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도 지난 1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케이 시리즈의 막내답게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겠다는 것이다.
전면부는 기아차다운 벌집 모양으로 라디에이터그릴을 디자인했고, 눈썹 모양으로 치켜 올라간 엘이디(LED) 주간 주행등으로 멋을 냈다. 또 사이드미러가 붙어있는 사각지대에 유리를 내 운전석의 시야도 넓혔다. 전체적으로 작지만 단단한 느낌을 준다. 내부 디자인은 운전석 중심으로 스위치 등을 배열해 사용하기 쉽지만, 아반떼에 견줘 세련됐다는 느낌을 주진 못한다.
편의사양은 최근 준중형급의 고급화 추세를 따랐다. 평행주차를 도와주는 주차조향 보조시스템과 시트 위치를 미리 설정할 수 있는 메모리 시스템 등 고급차에 장착됐던 장치들을 옵션에 넣었다.
■ 포르테 보다 진보 달리기 성능은 어떨까. 지난 18일 태풍이 지나간 뒤, 케이3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휘닉스파크까지 왕복 100㎞를 달렸다. 6단 자동변속기를 단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 17.0kg·m 성능의 엔진은 가속 페달을 밟는 발의 느낌대로 힘을 냈다. 준중형급 엔진의 한계상 초반 가속 때 머뭇거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시속 80㎞가 넘어가자 케이3는 바람처럼 내달렸다. 차체 쏠림도 적고, 핸들감은 적당해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엔진소음만 조금 귀를 거슬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커브 길에서 주행능력 만큼은 포르테(옛 모델)보다 확실히 낫다”고 했다.
100㎞를 운전한 뒤 연비를 보니 14.5km/ℓ가 찍혔다. 고속에서 정속주행을 한 효과도 있지만, 공식 연비인 14.0 km/ℓ(자동변속기 신연비 기준)에 가깝다. 뉴 에스엠3의 연비(15.0km/ℓ)보단 조금 떨어지지만 고유가 시대에 강점이다. 한 자동차회사의 조사를 보면, 준중형급 신차 구매 때 고려 요인 1위는 연비였고, 2위는 제조사 브랜드다.
■ ‘형제의 난’ 가능할까 케이3의 올 판매계획은 내수시장에서만 1만2000대다. 올 8월까지 포르테가 팔았던 물량을 단숨에 팔겠다는 계획이다. 사전계약도 이미 6000여대 가량 들어와 전망은 밝다. 2013년에는 국내 5만5000대 등 전세계 4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반떼의 시장을 뺏기보다) 준중형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형님’ 아반떼와의 승부는 피할 수 없다. 르노삼성의 뉴 에스엠3와 한국지엠의 크루즈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결국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선 아반떼의 수요를 가져와야 한다. 가격만을 놓고 보면 케이3가 크게 유리한 점은 없다. 케이3의 가격은 1492만원~1939만원이다. 아반떼보다 주력 트림 기준으로 13만원 정도 값이 높다. 또 앞에 소개한 편의사양 등을 모두 장착하려면 2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경차보단 훨씬 비싸고, 중형차와 가격차는 좁아져 시장을 넓히기 쉽지 않다.
평창/이완 기자 wani@hani.co.kr, 사진 기아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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