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구원 보고서
50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최근 자영업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대량 폐업 등 사회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7일 내놓은 ‘베이비붐 세대 창업 급증 : 우려와 대책’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 급증의 후유증이 지속되는데도 50대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자영업 창업에 내몰리고 있다”며 “자영업의 구조적 문제와 내수침체 장기화를 고려할 때 사회적 문제 야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전쟁 뒤 태어나 최근 본격적인 은퇴 시기를 맞고 있는 50대는 자영업자 증가의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50~59살 경제활동 인구 수는 519만여명으로, 전체의 20.7%를 차지했다. 2005년에 비해 5.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자영업자의 비율은 7.5%포인트나 올라갔다. 지난해 50대 자영업자 수는 168만여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0.1%에 달한다. 2005년 이후 처음으로 40대를 앞질러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베이비 부머가 자영업 창업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50대 창업은 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생계형 서비스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 50대의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 생계형 서비스업 창업 증가율은 2009년 2.8%에서 지난해 6.8%로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이 분야는 과잉진입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점점 어려운 분야”라고 지적했다. 또 은퇴 뒤 차입을 통한 창업이 늘면서 수익성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50대의 은행권 가계대출 비중은 2003년 30.5%에서 2011년 42.2%로 11.7%포인트 높아진 반면 40대는 2.6%포인트 낮아졌다. 50대 이상의 대출은 주택 구입보다는 창업 목적이 많은 편이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식의 창업이 지속된다면 대량 폐업과 도산, 신용불량자와 실업자 양산이 예상된다”며 맞춤형 지원과 인식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위원은 “정부가 ‘중고령자 역량평가 시스템’을 마련해 무분별한 자영업 진입을 줄이고 역량에 기반한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니어 비즈 플라자’ 같은 창업 자문 시설을 확충해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퇴직자의 중소기업 재취업 연계 구축과 중장년-청년 공동창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고려할만한 대안으로 꼽혔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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