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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연비 높고 많이 싣고도 한계령 가뿐
눈길 못끈 ‘왜건’ 캠핑족엔 눈길 끌까

등록 2012-07-25 19:15수정 2012-07-25 22:30

‘볼보 브이60’ 타보니
우리나라에선 왜 왜건이 통하지 않을까?

왜건은 차체와 트렁크가 세단형 승용차보다 길어 쓰임새가 많은 차다. 짐 싣기도 좋고, 스포츠형다목적차량(SUV)처럼 높지도 않아 아이 태우고 다니기에도 편하다. 하지만 한국 부모들은 학교 앞이 험한 비포장길이 아닌데도, 스포츠형차량에 아이를 태워 데려다 준다.

그래서 수입차 업체 관계자에게 물었다. 한 때 왜건을 출시했다가 수요가 없어 판매를 중단한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도 “사실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독일이나 유럽에선 왜건이 인기가 좋은데, 한국에선 수요가 전혀 일지 않는다”고 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다음달 파사트를 출시하지만, 왜건형인 파사트 바리안트를 내놓을 계획은 없다고 한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의욕적으로 왜건형인 아이(i)40을 내놨지만, 지난해 1296대를, 올해 상반기엔 2620대를 파는 데 그쳤다.

그래서 왜건을 직접 몰아보며 곰곰이 생각해 봤다. 지난 주말 ‘볼보 브이(V)60 디(D)5’를 타고 강원도 속초까지 달렸다. 시내주행에선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지만, 일단 서울을 빠져나가니 디젤 엔진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직렬 5기통, 2.4ℓ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브이60은 시원스레 질주했다. 1500rpm의 낮은 엔진 회전구간에서 44.9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니 ‘뭉뚱한’ 왜건이라 느껴지지 않았다.

힘도 좋았다. 미국 서부시대 말 여러마리가 끄는 포장마차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차(왜건)답게 브이60은 최대출력 215마력을 자랑한다. 사람 4명과 많은 짐을 싣고도 속초로 가는 한계령을 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큰 차임에도 연비(15.3㎞/ℓ)는 우수해, 강원도를 다녀온 뒤에 확인해보니 가득 채운 기름은 반이나 남았다.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시속 30㎞ 이하 주행 때 앞차와 추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게 하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장착했다. 접지력 제어 시스템, 경추 보호 시스템, 측면 보호 시스템 등 각종 안전 사양도 달아, 유럽 자동차 안전성능평가에서 대형 가족차량 부문에서 최고안전 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캠핑을 가거나, 휴가철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 쾌적한 차량이었다.

하지만 함께 속초를 다녀온 에이치(H)씨에게 구매 의사를 물었더니 좋다는 대답이 바로 나오진 않는다. “시트도 편안하고 디자인도 예쁜데, 일단 지금 타는 세단부터 더 고급 승용차로 올리지….”

차 값 5450만원도 아쉽다. 비슷한 차종인 현대차 아이40의 가격은 2605만~3245만원이다. 브이60은 세계적으로 5만4429대나 팔렸지만, 국내에선 지난해 8월 출시 뒤 45대 판매에 그쳤다. 이달 초에 디젤2.0 모델도 나왔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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