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염…세계적 작황 부진
옥수수·콩 선물가격 연일 최고치
옥수수·콩 선물가격 연일 최고치
밀, 옥수수, 콩을 비롯한 국제 곡물값이 치솟고 있어, 올 연말 이후 국내 물가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 곡물생산 기반마저 극도로 취약해, 애그플레이션(농산물값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 부담을 소비자들이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25일 발표한 ‘국제 곡물 관측 월보’에서 세계적인 가뭄과 폭염의 영향으로 7월 들어 옥수수와 콩의 선물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작황 여건이 좋지 않아 추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곡물값 급등으로, 올해 말 이후 국내 밀가루 값은 올 2분기보다 27.5%나 치솟을 것으로 농경연은 전망했다. 또 전분 13.9%, 식물성유지 10.6%, 사료값 8.8% 등 국내 가격 급등이 예상됐다. 국제 곡물가격 변동분은 4~7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옥수수와 콩 선물가격이 지난 20일 t당 325달러와 646달러로 각각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수수와 콩 선물가격은 각각 1년 전보다 20.6%와 28.7%, 애그플레이션 위기를 겪었던 2008년 평균가격보다도 각각 56.2%, 42.6%나 더 치솟았다. 같은 날 밀의 선물가격은 2008년의 사상 최고치(470달러)에는 못미쳤으나, 1년 전보다 41.1% 급등한 t당 347달러를 기록했다.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화하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긴급 업계간담회를 열고 사료 구입자금 지원, 밀과 콩의 무관세 수입, 밀가루의 쌀가루 대체, 콩과 밀의 생산확대 및 수요기반 강화, 밀·콩·옥수수의 공공비축 확대 방안 검토등 국제 곡물값 급등 대응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농식품부가 지난해 식량자급률 및 식량자주율 목표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뒤에도 후속대책 이행에 소극적이어서, 국제 곡물값 급등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시 농식품부는 밀의 자급률을 2010년 1%에서 2015년 10%로 올리겠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밀 자급률은 여전히 1%에 머물러 있다.
농식품부는 또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미국의 대규모 곡물 유통기지를 인수해 국내 공급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농식품부는 “미국 내 곡물 유통망 확보는 매물이 적고 고가여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해, 사실상 인수계획을 포기했음을 내비쳤다.
김현대 선임기자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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