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신화’ 사장, 학력철폐 ‘현실’ 만들다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채용 때 학력제한 폐지
영어성적 없애고 인재폭 넓혀
영업직 여성도 늘리기로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채용 때 학력제한 폐지
영어성적 없애고 인재폭 넓혀
영업직 여성도 늘리기로
고졸 학력 꼬리표 때문에
더…더…노력…발전 동력
콤플렉스를 자부심으로
“지식보다 지혜 있어야 우수인재” “장 사장님의 출신 고등학교는 어디일까요?” 지난 24일 저녁, 지난 달 취임한 장인수 오비맥주 대표이사(57·사진)가 서울 종로구 당주동 한 음식점에 마련한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 회사의 한 임원이 퀴즈를 던졌다. 한 기자가 “대경상고”라고 외쳤다. 장 사장은 실제 대경상업고등학교 출신이지만, 이 임원은 “70%만 정답”이라고 말했다. 다른 쪽에서 “순고”라는 답이 나왔다. 임원은 그제야 “정답”이라며 박수를 쳤다. 장 사장이 평소 자신의 학력으로 소개하는 ‘순고’란 ‘순수 고졸’을 줄인 말이다. 오비맥주는 이날 신입사원을 뽑을 때 ‘4년제 대학 졸업’이라는 응시자격 제한을 철폐하는 채용안을 발표했다. 사회적 성공을 이루고 나면 대학의 명예학위 등으로 최종학력을 ‘보정’하는 보통의 경우를 따르지 않은 장 사장이 취임 뒤 단행한 첫 인사다. 장 사장은 “제가 학력의 한계를 딛고 대기업 사장 자리에 올랐듯이 누구나 실력만 있다면 출신학교에 구애 받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생활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이므로 학력에 상관없이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류업계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장 사장도 한 때는 학력을 감춰야 할 때가 있었다. “1980년 진로에 입사했는데 고졸 차별이 심했습니다. 대졸자와 함께 주임으로 승진하더라도 고졸은 ‘고졸 주임’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죠. 당시 새학기면 학교에서 가족관계조사서를 써오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주눅 들지 말라고 ‘대졸’이라고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고졸 학력이 대체로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남보다 모자라는 게 많은 고졸 출신이라 ‘더’ 많은 노력을 했죠. 그 ‘더’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진로 입사 뒤 줄곧 영업 현장을 뛰었던 그는 거래 상대방을 만나도 학력을 먼저 공개한다고 한다. 자신을 솔직하게 열면 벽이 쉽게 사라지고 영업도 보다 쉽게 풀렸기 때문이다. 2008년 하이트주조의 대표이사까지 오른 뒤 2010년 1월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이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이날 오비맥주는 입사 때 영어성적을 요구하지 않고, 주류회사의 특성상 제한적이었던 여성 영업사원의 채용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오비맥주로 옮기면서 자신이 도입한 3개월 간의 영업 인턴제도에서 이런 신입 채용 제도의 가능성을 봤다. “영어 성적을 요구하지 않았더니 오히려 업무역량이 뛰어나고 패기를 갖춘 우수한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했어요. 또 여성 영업사원은 특유의 섬세함을 영업에 접목해 긍정적 효과를 많이 냈죠.” 오비맥주의 최근 실적은 장 사장의, 마음을 여는 ‘공감 영업’과 직접 발로 뛰는 ‘바닥 영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조사를 보면, 오비맥주는 출고량 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시장 점유율 53.8%를 달성해, 15년만에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오비 골든라거도 200일만에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장 사장은 그 동안의 변화에 대해 “시장점유율이라는 수치보다는 오비맥주 직원들의 자신감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오비맥주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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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노력…발전 동력
콤플렉스를 자부심으로
“지식보다 지혜 있어야 우수인재” “장 사장님의 출신 고등학교는 어디일까요?” 지난 24일 저녁, 지난 달 취임한 장인수 오비맥주 대표이사(57·사진)가 서울 종로구 당주동 한 음식점에 마련한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 회사의 한 임원이 퀴즈를 던졌다. 한 기자가 “대경상고”라고 외쳤다. 장 사장은 실제 대경상업고등학교 출신이지만, 이 임원은 “70%만 정답”이라고 말했다. 다른 쪽에서 “순고”라는 답이 나왔다. 임원은 그제야 “정답”이라며 박수를 쳤다. 장 사장이 평소 자신의 학력으로 소개하는 ‘순고’란 ‘순수 고졸’을 줄인 말이다. 오비맥주는 이날 신입사원을 뽑을 때 ‘4년제 대학 졸업’이라는 응시자격 제한을 철폐하는 채용안을 발표했다. 사회적 성공을 이루고 나면 대학의 명예학위 등으로 최종학력을 ‘보정’하는 보통의 경우를 따르지 않은 장 사장이 취임 뒤 단행한 첫 인사다. 장 사장은 “제가 학력의 한계를 딛고 대기업 사장 자리에 올랐듯이 누구나 실력만 있다면 출신학교에 구애 받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생활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이므로 학력에 상관없이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류업계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장 사장도 한 때는 학력을 감춰야 할 때가 있었다. “1980년 진로에 입사했는데 고졸 차별이 심했습니다. 대졸자와 함께 주임으로 승진하더라도 고졸은 ‘고졸 주임’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죠. 당시 새학기면 학교에서 가족관계조사서를 써오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주눅 들지 말라고 ‘대졸’이라고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고졸 학력이 대체로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남보다 모자라는 게 많은 고졸 출신이라 ‘더’ 많은 노력을 했죠. 그 ‘더’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진로 입사 뒤 줄곧 영업 현장을 뛰었던 그는 거래 상대방을 만나도 학력을 먼저 공개한다고 한다. 자신을 솔직하게 열면 벽이 쉽게 사라지고 영업도 보다 쉽게 풀렸기 때문이다. 2008년 하이트주조의 대표이사까지 오른 뒤 2010년 1월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이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이날 오비맥주는 입사 때 영어성적을 요구하지 않고, 주류회사의 특성상 제한적이었던 여성 영업사원의 채용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오비맥주로 옮기면서 자신이 도입한 3개월 간의 영업 인턴제도에서 이런 신입 채용 제도의 가능성을 봤다. “영어 성적을 요구하지 않았더니 오히려 업무역량이 뛰어나고 패기를 갖춘 우수한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했어요. 또 여성 영업사원은 특유의 섬세함을 영업에 접목해 긍정적 효과를 많이 냈죠.” 오비맥주의 최근 실적은 장 사장의, 마음을 여는 ‘공감 영업’과 직접 발로 뛰는 ‘바닥 영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조사를 보면, 오비맥주는 출고량 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시장 점유율 53.8%를 달성해, 15년만에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오비 골든라거도 200일만에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장 사장은 그 동안의 변화에 대해 “시장점유율이라는 수치보다는 오비맥주 직원들의 자신감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오비맥주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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