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경영이 경쟁력
불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건설업계 등에서 구조조정의 우려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해고’ 걱정이 화제로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와 업계 담당자들은 위기가 닥쳤을 때 인적 자원을 비용으로 보고, 어렵다고 자르는 것은 ‘하수’의 선택이고, 오히려 인재를 중시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기업이 ‘고수’라고 조언한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지난달 12일 ‘불황기일수록 인재가 경쟁력: 직원 성과 몰입에 관심을 가져야’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연구소의 경영컨설팅센터 최현진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과거 불황기에는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동결 등의 비용절감 대책을 적극 시행하면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약화시켜 인재 유출을 초래했다”며 “선진 기업들은 과거의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침체기 이후를 대비했다”고 분석했다.
최 위원은 지난해 말 사례를 들었다. 금융권 명예퇴직을 시작으로 일부 기업들이 불황기에 대비해,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동결 등의 비용절감 대책을 적극 시행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문화를 파괴하는 쪽으로 귀결됐다. 반면, 침체기(평균 11~12개월) 뒤를 내다보고 인재를 중시한 기업들은 경쟁우위를 지속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재 중심 경영이 꼭 비용 발생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불황기에는 비금전적 수단이 성과 몰입에 효과적”이라며 “직원들과 솔직하고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황기에 대비하는 회사의 방향을 제시하고, 성과 몰입을 떨어뜨릴 수 있는 루머 생성을 적절히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철강회사 뉴코어는 불황이 닥치자 기본급은 동종산업 평균 이하로 지급하는 대신 불황기에도 직원들에 대한 해고는 없다고 천명해 동요를 줄였다.
팀워크를 고려한 합리적 성과주의 체계 구축도 중요하게 제시됐다. 보고서는 “불황기에 개인성과에 따른 차등을 심하게 두면 팀워크를 떨어뜨린다”고 조언했다. 두산의 한 인사 담당자는 불황기 효과적인 인사 평가에 대해 “최상-최하위 성과자들의 차등은 강화해 건전한 조직 긴장감은 유지하되, 중간 성과자들의 차등은 축소해 구성원간 협동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결속력은 직원들이 평소에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인 강력한 조직문화에 기반하여 생성된다”며 “조직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회사들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평소에 회사의 핵심 가치를 내재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견 바이오기업 서린바이오사이언스가 평소 ‘웃음 경영’을 강조하며 직원들과 함께 매일 아침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갖는 등 직원의 사기와 창의성을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게 한 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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