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넘어서] 아모레퍼시픽
점유율 기준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시설투자로 오히려 불황기 이후를 내다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월 말 경기도 오산에 국내 최대·최고 수준의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이 사업장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스킨케어 사업장과 메이크업 사업장, 그리고 5개 지역 물류센터를 한곳에 통합해 완성한 통합 생산물류기지로, 축구장 30여개(22만4000㎡) 넓이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연간 생산 능력은 1만5000t(화장품 1500만상자)에 이른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최근 4~5년간 20~30%에 이르는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던 수입 고가 화장품들도 올해 들어 매출 신장세가 꺾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150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내수경기 침체로 국내 방문판매가 줄어든 것이 타격이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뷰티사업장 본격 가동을 통해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에서 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모레가 주목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는 “아모레가 글로벌 톱7으로 진입하기 위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라며 “중국은 이제 화장 인구가 1억명을 넘어섰고, 가까운 2~3년 내에 2억명으로 성장하리라고 본다. 한국이 창의적인 생각으로 이 시장을 잡는다면 미용, 문화에서 세계 중심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겨냥해 아모레는 오산 뷰티사업장을 엄격한 국제 기준을 염두에 둔 최첨단 시설로 설계했다. ‘절대 품질’에 대한 도전으로 균일한 품질 유지를 위한 ‘레시피 컨트롤 시스템’, 고객 항의 요소를 봉쇄하는 엄격한 품질 검사를 위한 ‘풀 프루프 시스템’ 등을 갖췄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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