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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고유가·친환경 타고… 전기자전거, 국내로 ‘가속페달’

등록 2012-07-01 20:19수정 2012-07-01 20:20

국내 작년 판매 5천대 그쳤지만
유럽선 친환경 교통수단 ‘인기’

업체들 미래 잠재력 큰 국내에
108만원 보급형 모델 선보이고
기업 납품용 시장 공략 나서

자전거도로서 안전 문제에
규제완화 등 제도 마련 과제

전북 완주의 중소 자전거 기업 벨로스타는 8월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 독일 바이어에게 보낸 경량 전기자전거가 좋 은 평가를 받아 8월에 열릴 독일 ‘유로 바이크쇼’에 출품하기 때문이다. 독일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열리는 유로바이크쇼는 세계 3대 자전거 쇼 중의 하나로 전 세계 자전거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다. 최윤호 벨로스타 영업부장은 “최소 1만대 분량(6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이 성사됐고, 300여명의 바이어에게도 소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자전거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 엘에스(LS)네트웍스도 이달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국외 시장을 먼저 두드리고 있다. 이미 바이크팀 직원이 6월말께 네덜란드 등지를 돌며 바이어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유럽 전기자전거 시장은 아우디·베엠베(BMW)·다임러벤츠 등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도 뛰어들었고, 지난해 독일에서만 30만대가 팔리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전기자전거 업체들은 수출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전기자전거의 국내 판매량은 5000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고유가와 환경에 대한 관심 덕에 언제든 커질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자전거는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데다, 한 달 평균 유지비가 전기료 1000원 정도로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30만원대인 배터리는 집에서 휴대전화처럼 충전이 가능하며, 500~600회 충전을 할 수 있어 2~3년은 너끈히 쓸 수 있다고 한다.

전기자전거 업체 알톤스포츠는 가격을 대폭 낮춘 보급형 전기자전거를 지난달 초 내놨다. 기존 전기자전거가 200만원에 육박하는 부담스러운 수준임을 감안해 가격을 108만원까지 낮췄다. 조성범 알톤스포츠 차장은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사람이 을지로까지 출퇴근용으로 구입하는 등 출시 2주 만에 600여대가 팔렸다”며 “연간 8000대에서 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톤은 포스코와 손잡고 지난달 19일 중국에 자전거 프레임 생산 공장을 준공했고, 전기자전거용 모터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엘에스네트웍스는 올 하반기에 조선소 등 기업 납품용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이 이처럼 성장의 싹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 국내 1위 자전거업체인 삼천리가 지난 2010년에 의욕적으로 전기자전거를 내놨으나, 현재 판매량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전기자전거 벤처기업인 브이엠의 조범동 사장은 “4대강변에 있는 자전거도로는 타기에 좋지만, 막상 도심에 구축된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엔 부적합하다”며 “안전성이나 접근성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했다.

법망도 미비하다. 전기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이 본 회의도 올라가지 못한 채 18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전기자전거의 속도를 시속 25㎞ 미만으로 정하는 등 원동기 면허 없이 자전거도로로 다닐 수 있게 한 법안이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와 자전거도로로 통행할 수 있지만 인도엔 올라갈 수 없고, 전기자전거는 원동기로 분류돼 차로로만 다녀야 한다. 결국 소비자가 친환경 전기자전거를 산다고 해도 안심하고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국회에선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를 다닐 수 있게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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